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이 지난달 27일 송환 재판 출석을 위해 캐나다 밴쿠버의 집을 나서고 있다. 밴쿠버/로이터 연합뉴스
캐나다에서 진행 중인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의 미국 송환 재판에서 변호인단이 “미국 쪽이 범죄인 인도 요청서 내용을 멋대로 왜곡했다”는 주장을 내놨다.
16일 캐나다 <시비시>(CBC) 방송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전날 브리티시컬럼비아 연방법원에서 속개된 멍 부회장 송환 재판에서 변호인단은 미 연방수사국(FBI)이 법원에 제출한 송환 요청서가 “대단히 부정확하고 왜곡된 정보로 가득 차 있다”고 주장했다. 송환 요청서 자체가 문제가 있으므로, 재판도 중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변호인단 쪽은 “미국 쪽의 송환 요청서는 멍 부회장이 2013년 홍콩상하이은행(HSBC) 경영진에게 계열사인 스카이콤과 이란의 거래 등과 관련해 했던 설명회의 주요 내용을 의도적으로 누락하고, 부정확하고 왜곡된 내용을 담고 있다”며 “이는 송환 절차를 심각하게 위반한 것으로, 미국은 송환을 요청할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간 미국 쪽은 멍 부회장이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 쪽에 스카이콤과 이란의 거래 내역을 두고 거짓말을 하는 등 대이란 제재 위반 및 금융 사기 등의 혐의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변호인단은 “미국 쪽은 홍콩상하이은행이 화웨이에 9억달러(약 1조1천억원)를 대출해줬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여러 은행의 대출 금액을 합한 수치”라며 “실제 해당 은행의 대출금은 8천만달러에 그친다”고 밝혔다.
변호인단 쪽은 멍 부회장 체포 당시 절차적인 불법성에 대한 주장도 다시 내놨다. 2018년 12월1일 캐나다 밴쿠버공항에서 멍 부회장이 체포될 당시 미국 쪽의 요청에 따라 공식 체포 통지 이전에 휴대전화 압수 등 불법적으로 수색이 이뤄졌고 변호인 입회 없이 구두 조사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캐나다 정보기관인 안보정보국(CSIS)이 미 연방수사국과 사전에 치밀한 준비를 했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멍 부회장 사건이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의 첨단기업을 압박하기 위한 미국의 정치적 계산에 따른 것이란 점이 새삼 드러났다”며, 멍 부회장의 즉각 석방을 재차 요구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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