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가운데)이 12일(현지시각) 치러진 폴란드 대선 결선 투표에서 유리한 출구 조사 결과가 나오자 부인(왼쪽), 딸(오른쪽)과 함께 연단에 서서 연설하고 있다. 풀투스크/EPA 연합뉴스
보수 성향 안제이 두다(48) 폴란드 대통령이 12일 치러진 폴란드 대선 결선 투표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티브이엔24>(TVN24) 등 현지 언론을 보면, 폴란드 전국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99.97% 집계 상황에서 전체의 51.21%를 득표한 두다 대통령이 당선됐다고 밝혔다. 투표율은 68.12%로 지난 선거보다 상당히 높았으며, 강력한 경쟁자였던 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 바르샤바 시장은 48.79%를 득표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 두다 대통령 43.5%, 트샤스코프스키 시장 30.4%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이날 1·2위끼리 결선 투표를 했다. 결선 투표 전 여론조사에선 야권의 결집으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다.
결선 투표에서 두다 대통령은 50대와 60대 이상 유권자의 폭넓은 지지를 받았고, 지역적으로는 15개 주 가운데 동부 지역 7개 주에서 앞섰다. 트샤스코프스키 시장은 20대, 30대와 서유럽과 가까운 서쪽 9개 주에서 앞섰다.
두다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해 새로 5년 임기를 맞게 되면서, 반이민·반유럽연합 정책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두다 대통령은 무소속이지만 우파 민족주의 성향으로 반이민 정책 등 보수 정책을 펴온 집권당 법과정의당(PiS)의 지원을 받아왔다. 폴란드는 대통령이 국가원수로 외교·국방 등 대외활동에 나서고, 국내 통치는 다수당 출신 총리가 행정부 수장이 돼 전담한다.
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 폴란드 바르샤바 시장이 12일 폴란드 대선 결선 투표 뒤 지지자들에게 승리의 브이 자를 보이고 있다. 바르샤바/EPA 연합뉴스
2015년 집권한 법과정의당은 지난해 재판관 자격 박탈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사법부 장악에 나섰고, 유럽연합으로부터 난민 할당 수용을 거부해왔다. 성소수자 권익에 있어서도 보수적인 정책을 취해왔고, 국방 부문에서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통한 집단 안보 추구보다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추진하며 자국 내 미군 주둔 확대를 추진해왔다.
폴란드의 보수화와 친미 행보 등의 배경에는 이민자가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불안감과 함께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합병의 충격 등이 뒤얽혀 있다. 체첸 사태로 인한 난민과 우크라이나 이민자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유럽연합 회원국별로 중동·아프리카 출신 난민을 분산 수용하도록 한 ‘난민쿼터제’에 대한 반발이 강하게 일고 있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크림반도 합병이 진행되는 동안 유럽연합과 나토가 아무런 군사 조처도 취하지 못한 데 대한 실망감이 미국 쪽으로 눈을 돌리게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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