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중국 후베이성 이창의 싼샤댐이 수문을 열어 하류로 방류하고 있다. 후베이/신화 연합뉴스
중국 남부 지방에 두 달 가까이 계속된 폭우로 한국 인구를 뛰어넘는 5500만명의 수재민이 발생했다.
중국 응급관리부는 29일(현지시각) 오전 누리집을 통해 이런 내용의 피해 통계를 발표했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8일까지 장수, 안후이, 후베이 등 27개 성에서 총 5481만1000명의 수재민이 발생했고, 158명이 죽거나 실종됐다. 긴급 대피한 이재민은 376만명에 이른다.
재산 피해는 1444억3천만위안(24조6700억원)에 달한다. 홍수와 산사태 등으로 4만1000여채의 집이 무너졌고, 36만8000채가 훼손됐다. 농지도 한반도 면적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528만ha(헥타아르)가 손실됐다.
최근 5년간 홍수 피해와 비교하면, 수재민 수는 23.4% 늘었고 이재민은 36.7% 증가했다. 재산 피해는 13.8% 증가했다.
집중호우로 불어난 강물에 창장(양쯔강) 유역의 침수 위험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3번째 홍수가 창장 상류 지역에서 발생했다.
양쯔강 상류와 중하류를 나누는 기준점이 되는 싼샤댐에도 많은 양의 물이 유입돼 범람 우려가 여전하다. 28일 기준 싼샤댐 수위는 163.01m로 최고 수위(175m)를 12m 남겨뒀다. 최근 대규모 방류로 지난 19일 수위 164~165m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위험 수준이다.
싼샤댐이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그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 웨이보 등에는 싼샤댐 붕괴 시뮬레이션 영상이 등장했다. 싼샤댐이 무너질 경우 댐에서 50㎞ 떨어진 이창시가 30분만에 10m 물 속에 잠기고, 우한시도 상당 부분 5m 물에 잠기게 된다는 내용이다. 중국 당국은 해당 영상을 삭제하고 “향후 500년 간은 싼샤댐이 붕괴될 일은 없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문화대혁명기인 1975년 8월 태풍 ‘니나’로 허난성의 반차오댐이 붕괴되면서 하류 댐들이 연쇄적으로 무너졌고, 20여만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반챠오댐의 저수량은 4억9200만톤으로, 싼샤댐(393억톤)의 80분의 1 규모였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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