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백악관에서 연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각) 중국의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 ‘틱톡’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수하려 협상 중인 것과 관련해, 거래 성사에 따른 수익금의 상당 부분을 미국 정부가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와 통화해 틱톡 인수 협상을 진행하라고 했다고 소개하고, “마이크로소프트든 다른 누구든 틱톡을 사들여 적당한 합의를 하지 않으면 틱톡은 9월15일에 폐쇄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기업의 틱톡 인수가 9월15일까지 완료돼야 한다고 트럼프 대통령 입으로 확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델라 최고경영자에게) 우리가 이 거래를 가능하게 했기 때문에 (거래) 가격의 매우 큰 부분이 미국 재무부로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건 약간 임대·임차인과 같다. 임대계약이 없으면 세입자는 아무 것도 없다”며 “그래서 그들은 이른바 ‘보증금’(key money)이라는 것 또는 다른 무언가를 지불한다”고 말했다. 미 정부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중국 소셜미디어인 틱톡의 미국 내 활동을 막겠다고 나서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틱톡 인수가 가능해진 만큼, 미 정부가 수익을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기자회견에서도 “얼마가 됐든간에 매각에서 그 돈이 나와야 한다”며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든 중국으로부터든, 미국은 그 가격의 매우 큰 퍼센티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의 투자자들은 틱톡의 가치를 500억 달러(약 59조7천억원)로 매겼다고 <로이터>가 최근 보도했다.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다운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에 대해 전문가들은 고개를 저었다. 리치먼드대의 법학 교수인 칼 토비아스는 <월스트리트 저널>에 “대통령이 더구나 자신이 거래를 조직해놓고 미 정부가 그 사업 거래에서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제안하는 것은 완전히 특이하다”고 지적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재무부 관리 출신인 토니 프래토는 “정기적인 세금 의무를 제외하고 마이크로소프트나 중국, 틱톡, 바이트댄스가 미국 정부에 수표를 보내는 상황은 없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를 전세계 5세대(5G) 통신망에서 배제하려 하는 데 이어, 틱톡이 미국인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중국 공산당에 넘겨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미국에서의 퇴출을 압박해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나델라 최고경영자는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뒤, “9월15일까지 틱톡 인수 협상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