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바 키르 남수단 대통령(오른쪽)과 리에크 마차르 부통령. AP 연합뉴스
2011년 독립 뒤에도 정치 불안이 계속되는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군인과 민간인이 충돌해 127명이 사망했다.
12일(현지시각) 남수단 중부 와랍주 톤즈에서 군인들이 민간인들의 무기를 회수하는 무장해제 작전을 수행하다가 폭력 사태가 발생해 민간인 82명, 군인 45명이 사망했다고 <알자지라> 통신 등이 보도했다. 다친 군인도 32명에 이른다.
앞서 국제연합(UN)은 10일 남수단 무장 해제 과정에서 약 70명의 사망자가 생겼다고 발표했는데, 이후 사망자가 급증했다. 유엔은 이번 충돌 과정에서 일부 상점이 불에 타는 등 지역 시장이 약탈당했다고 밝혔다.
군과 민간인의 충돌은 8일 시작돼 10일까지 이어졌다. 당시 톤즈의 한 시장에서 일부 젊은이들이 군에 총기 인계를 거부하면서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폭력은 근처 마을로 번졌고, 무장한 민간인들이 인근 부대를 공격하기도 했다.
남수단 톤즈는 부족 간 충돌이 잦고 민간인들이 방어를 위해 무기를 갖고 있다. 영국 <비비시>(BBC)는 톤즈 내 부족들이 국가가 자신들을 지켜줄 것이라고 느끼지 않는 한 무장을 해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민간인들의 무장 해제는 살바 키르 대통령과 반군 지도자였던 리에크 마차르 부통령이 지난 2월 합의해 진행되고 있다. 앞서 키르 대통령과 마차르 부통령은 2018년 9월 남수단 내전을 종식하는 평화협정에 서명했고, 이후 권력분점 등에 대한 갈등을 빚다 올 2월 연립정부를 구성했다.
기독교와 토착신앙을 믿는 남수단은 2011년 이슬람계가 다수인 수단에서 독립했다. 독립 이후에도 강력한 국가기구에 의한 통치는 요원했고, 수십 개 부족 간의 불안한 균형이 유지되다, 2013년 키르 대통령이 당시 부통령이던 마차르가 쿠데타를 모의한다고 비난하면서 무력충돌이 벌어졌다. 키르 대통령 지지자들과 마차르 지지자들의 교전으로 약 40만명이 숨지고 피란민도 수백만 명 발생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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