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각) 위스콘신주 오시코시를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오시코시/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인 17일(현지시각) 주요 경합주들을 방문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비난했다. 11월3일 대선 경쟁자의 축제 기간에 의도적으로 재뿌리기 행보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시작되기 전인 이날 낮 미네소타주와 위스콘신주를 차례로 방문했다. 미네소타주는 2016년 대선 때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에게 근소한 차로 진 곳이고, 위스콘신주는 박빙 승리한 곳이다. 특히 위스콘신주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곳이다.
트럼프는 위스콘신주 오시코시에서 바이든을 “사회주의 트로이의 목마”라며 “좌익 극단주의자들의 꼭두각시”라고 몰아부치며, “이번 대선은 역대 가장 중요한 선거다. 우리는 이 급진좌파 미치광이들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을 “세계 정상급 체스 플레이어”라고 부르며, 바이든이 이들을 상대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최근 각종 여론 조사에서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다소 준 것으로 나타나자, 중도 성향인 바이든에게 극좌 이미지를 덧씌우며 적극 공세에 나선 것이다. 특히 정치전문 여론조사 기관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지난 3∼15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를 취합한 결과를 보면, 바이든은 5개 경합주(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플로리다, 애리조나)에서는 트럼프를 2∼6%포인트가량 앞섰지만, 노스캐롤라이나에선 0.6%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는 18일과 20일에도 각각 경합주인 애리조나주와 바이든의 고향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을 방문하며, 민주당 전당대회에 쏠리는 관심을 분산시키기에 전력한다는 계획이다. 그 분위기를 24~27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로 이어갈 방침이다. 그는 이날 민주당 전당대회의 주요 연설들이 녹화 영상으로 진행되어 “흥분되는 게 없다”고 비꼬면서 자신은 오는 27일 백악관에서의 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생중계로 하겠다고 말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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