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보트에 탄 채 지중해를 건너는 아프리카 이주민들. 국제난민기구(IOM) 누리집 갈무리
리비아 앞바다에서 이주민과 난민 수십명을 태우고 유럽으로 가던 선박이 뒤집혀 어린이 5명을 포함해 최소 45명이 숨졌다.
<비비시>(BBC) 방송은 유엔난민기구(UNHCR)와 국제이주기구(IOM)가 19일(현지시각) 공동성명을 통해 지난 17일 리비아 서부 도시 주와라 연안에서 이주민 등을 태운 선박의 엔진이 폭발해 배가 전복됐다고 밝혔다.
이 배에는 80여명이 타고 있었다. 현지 어민들에 의해 37명이 구조됐지만 최소 45명이 숨졌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 5명이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아프리카의 세네갈과 말리, 차드, 가나 등에서 왔으며, 생존자들은 현재 리비아 당국에 의해 구금된 상태다.
리비아는 아프리카 출신 이주민들이 지중해를 넘어 유럽으로 가는 길목으로 이용하고 있다. 내전으로 피폐해진 리비아는 이들을 유럽으로 보내주면서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6월에도 리비아 자위야 지역 인근 해상에서 이주민을 태운 선박이 전복돼 십여 명이 실종되는 등 이주민들의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유엔난민기구는 올해 리비아 앞바다에서 유럽으로 가려다 최소 302명이 숨진 것으로 추산한다. 유럽으로 가다 경비대에 붙잡혀 리비아로 돌려보내진 이들이 올해에만 약 7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기구는 “수색과 구조 작업을 강화해야 한다”며 최근 몇 달처럼 구조가 지연되고 지원이 부족하다면 지중해에서 더 많은 생명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