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각) 밤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체이스센터에서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윌밍턴/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는 27일(현지시각) “폭력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전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조 바이든의 미국에서 여러분은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냉엄한 현실”이라고 주장한 데 대한 반격이다.
바이든은 이날 성명을 내어 펜스의 연설에 대해 “그의 증거? 여러분이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에서 보고 있는 폭력”이라며 “마이크 펜스는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라는 걸 잊었나?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이 대통령이라는 걸 알고는 있나?”라고 물었다. 바이든은 “이것들은 미래에 조 바이든의 미국에서 벌어질 이미지들이 아니라 오늘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의 이미지들”이라며 “우리가 목격하는 폭력은 내가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치하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폭력은 더 악화하고 있고, 우리는 그 이유를 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5월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숨진 데 이어, 지난 23일 위스콘신주 커노사에서 흑인 제이컵 블레이크가 어린 세 아들들 앞에서 경찰의 총격을 받는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25일에는 커노샤에서 인종차별과 경찰폭력에 항의하는 시위대에 17살 백인 청소년이 총을 쏴 두 명이 숨지는 일도 벌어졌다.
펜스는 지난 26일 연설에서 인종차별이나 경찰폭력의 문제점은 언급하지 않은 채 “미니애폴리스, 포틀랜드, 커노샤 어디에서든 폭력은 멈춰야 한다”며 “우리는 미국의 길거리에서 법과 질서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27일 밤 백악관에서 이뤄질 예정인 트럼프의 후보 수락 연설에 대해서도 선제공격을 가했다. 바이든은 “도널드 트럼프는 그의 부통령이 지난 밤에 한 것과 똑같은 말을 할 게 분명하다”며 “그가 그렇게 할 때는 기억하시라. 그가 비난하는 모든 폭력 사례들은 그가 책임자로 있는 기간에 일어났다. 그의 지도 아래서, 그의 대통령 재임 동안에”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밤 도널드 트럼프가 ‘당신은 조 바이든의 미국에서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거든 주변을 둘러보고 자문해보시라.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에서 당신은 얼마나 안전하다고 느끼는지”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이날 <엠에스엔비시>(MSNBC) 방송과 인터뷰에서도 블레이크 피격 사건과 관련해 “그(트럼프)는 이 문제를 자신에 대한 정치적 이득으로 여긴다”며 “그는 더 많은 폭력을 응원하고 있다. 그가 하는 일은 불에 기름을 들이붓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바이든은 또 트럼프와 부인 멜라이나가 백악관에서 연설할 예정이거나 이미 한 데 대해 “그는 백악관을 소품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버락 오바마가 재선에 도전하면서 이와 같은 일을 하거나 내가 백악관 잔디밭이나 로즈가든에서 그러한 일을 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상상할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트럼프는 공화당 전대 마지막날인 이날 밤 10시30분(한국시각 오전 11시30분) 백악관 잔디밭(사우스론)에서 1000여명의 청중이 참석한 가운데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할 예정이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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