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각) 허리케인 로라의 피해를 입은 루이지애나주 레이크 찰스를 방문하기 위해 인근 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전당대회를 마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서로에 대한 공세를 키우며 11월3일 대선을 향한 표심 잡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트럼프는 ‘법과 질서의 대통령’을 핵심 메시지로 밀면서 바이든을 때리고 있다. 백악관은 오는 9월1일 트럼프가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방문해 “법 집행관들을 만나 최근의 폭동에 따른 피해를 점검할 것”이라고 29일(현지시각) 밝혔다. 커노샤는 지난 23일 흑인 제이컵 블레이크가 아들 셋 앞에서 경찰의 총격을 받아 중태에 빠진 뒤 항의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는 이곳을 방문해 주방위군 등의 시위 진압 노력을 치하하고 강력한 법 집행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앞서 28일 뉴햄프셔주 유세에서도 전날 밤 자신이 백악관에서 공화당의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할 때 밖에 모여있던 시위대를 “폭력배”라고 비난했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각)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체이스센터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윌밍턴/로이터 연합뉴스
점잖은 태도를 유지해온 바이든은 트럼프의 ‘코로나19 대응 실패’를 표적 삼아 직구를 날리고 있다. 바이든은 29일 트위터에 트럼프가 4년 전 대선 때 “나만이 고칠 수 있다”고 하던 장면과 현재 미국인 약 600만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고 6000만명이 실업수당을 청구한 현실을 대비시키는 광고 영상을 올리고 “이 대통령이 혼자 한 유일한 일은 미국을 망가뜨린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하루 전에는 트위터에 트럼프를 향해 “미국인들은 결혼식을 취소하고 장례식도 가족 없이 치르고 있는데 당신은 솔선수범하지는 않고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코로나19) 슈퍼 전파 이벤트를 열었다”며 “언제쯤 대통령직을 진지하게 여길 것이냐”고 비판했다. 지난 27일 트럼프가 백악관 잔디밭에 대부분 ‘노 마스크’인 관중 1500명을 모아놓고 연설한 것을 비난한 것이다.
‘대면 선거운동’ 경쟁도 예상된다. 바이든은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 3월부터 델라웨어주 윌밍턴 자택에 머물며 주로 화상 행사만 해왔다. 하지만 그는 미국 노동절인 9월7일 이후부터는 위스콘신·미네소타·애리조나·펜실베이니아주 등 주요 경합주를 방문해 대면 선거운동을 할 계획이라고 지지자들에게 27일 말했다. 이는 바이든 우위의 지지율 격차가 갈수록 좁혀질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바이든 쪽은 특히 트럼프의 ‘법과 질서’ 구호와 코로나19·경제 호전 주장 등이 도시 근교 백인 여성 등 주요 유권자층을 빼앗아갈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 바이든 캠프는 다만 코로나19 방역 수칙 준수를 위해, 지지자들이 차량에 탄 채 참여하는 ‘드라이브 인’ 유세 등의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전했다.
트럼프는 28일 뉴햄프셔주 유세에 이어 29일 허리케인 로라의 피해를 입은 텍사스·루이지애나주를 활발하게 방문하며 바이든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트럼프는 트위터에 “바이든은 여론조사가 급속하게 떨어지니까 ‘열흘 뒤’ 지하실에서 나와 선거운동을 시작하기로 했다”며 “슬프게도 그건 대통령에게는 매우 느린 반응이다. 오늘 그곳에서 나오라, 조!”라고 적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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