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거래일 동안 하락했던 미 뉴욕 증시가 9일(현지시각) 기술주 투매 현상이 진정되면서 반등했다. 전날 21% 폭락했던 미 전기차 회사 테슬라 주가가 11% 상승하는 등 롤러코스터 양상을 보였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 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439.58포인트) 오른 2만7940.4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3398.96으로 2.01%(67.12포인트) 올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71%(293.87포인트) 오른 1만1141.56으로 끝마쳤다.
최근 가파르게 떨어져 관심을 모은 대형 기술주들은 이날 대거 상승했다. 국내 투자가 많이 이뤄진 테슬라는 이날 10.9% 올랐다. 전날 6.7% 하락했던 애플은 3.9% 상승했고, 전날 5.4% 내린 마이크로소프트도 4.3% 뛰었다. 전날 3~4%씩 떨어졌던 아마존(3.8%)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1.6%), 페이스북(0.9%) 등도 모두 올랐다. 이들 6대 기술주의 시가 총액은 최근 사흘 동안 1조달러(약 1189조5천억원) 넘게 감소했었다.
월가에서는 이번 기술주의 급등락을 놓고 본격적인 하락 추세가 시작되는 것인지, 단기적인 조정장에 불과한지 논란 중이다. 급격한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성격이 강하다는 의견과 조정이 다소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묵직한 변수들이 적지 않다. 속도를 내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제동이 걸렸다.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는 임상시험 중인 백신 대상자 중에서 원인 불명의 환자가 발생해 시험을 잠정 중단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의 정치·경제적 갈등은 완화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7일 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을 다시 거론했고, 중국은 대만을 방문하는 미국 관료에 대한 제재를 내비치는 등 갈등이 커지고 있다. 11월에 있을 미 대선도 시간이 갈수록 안갯속이다.
독일·영국·프랑스 등 유럽 증시도 이날 일제히 상승했다. 기술기업의 주가 조정 현상 등의 영향으로 전날 하락했던 증시는 투자자들이 10일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를 주시하는 가운데 반등했다. 임박한 유럽중앙은행 회의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처럼 중장기 저금리 기조를 밝힐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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