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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하얗게 불탄 그리스 난민촌…“EU 국가들, 1만2천명 나눠 맡자”

등록 2020-09-10 09:44수정 2020-09-11 02:46

코로나 확진자 소요 뒤 화재
극우단체 방화 가능성도 조사
9일(현지시각) 그리스 레스보스섬의 모리아 난민캠프에서 큰 불이 발생해 난민들이 짐을 챙겨 대피하고 있다. 레스보스/로이터 연합뉴스
9일(현지시각) 그리스 레스보스섬의 모리아 난민캠프에서 큰 불이 발생해 난민들이 짐을 챙겨 대피하고 있다. 레스보스/로이터 연합뉴스
하얗게 변했다. 정원보다 4배 넘는 난민을 수용했던 그리스 최대 난민캠프가 그마저도 화재로 몽땅 불에 타 1만2천여명의 난민들이 위기에 처했다. 이들은 당장 머물 곳이 없어 독일을 중심으로 주변 국가들이 분산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가디언> 등 보도를 보면, 그리스 남동쪽 레스보스섬의 모리아 난민캠프에서 8일(현지시각) 큰 불이 발생해 캠프가 전부 불에 탔다. 캠프에서 생활 중이던 1만2600여명의 난민이 긴급 대피했고, 다행히 숨지거나 크게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불은 건조한 기후 속에서 최대 시속 70㎞까지 분 강풍을 타고 빠르게 번졌다. 그리스 이민 당국 관계자는 “모리아 캠프가 완전히 파괴됐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난민 야저는 <로이터> 통신에 “화재가 발생해 모든 사람들이 도망 칠 수 밖에 없었다”며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최소한 머물 곳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리스 당국은 방화에 무게를 두고 조사 중이다. 최근 모리스 캠프에서 코로나19 확진자 35명이 발생해 격리될 예정이었고, 이들이 소요를 일으킨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화재가 발생했다. 난민에 적대적인 그리스 극우단체가 불을 냈다는 의심도 제기된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캠프 내 3곳 이상에서 동시다발로 불이 시작됐다“며 “난민들이 진화를 시도하는 소방관들에게 돌을 던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9일(현지시각) 그리스 레스보스섬의 난민촌에 큰 불이 발생해 건물들이 모두 전소됐다. 레스보스/로이터 연합뉴스
9일(현지시각) 그리스 레스보스섬의 난민촌에 큰 불이 발생해 건물들이 모두 전소됐다. 레스보스/로이터 연합뉴스
머물 곳이 사라진 난민들을 어디에 수용할지가 문제다. 현재 약 3천여명의 난민이 임시텐트에 머물고 있다. 보호자가 없는 어린이와 10대 청소년은 유럽연합(EU)의 지원 아래 본토로 이송할 계획이지만 나머지 피해 난민들의 임시 거처는 아직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인 독일이 움직이고 있다. 하이코 마스 외무장관은 9일 트위터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회원국들이 그리스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가능한 한 빨리 결정해야 한다”며 “여기에는 난민을 나눠 데려가는 방안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아르민 라셰트 총리는 불이 난 난민캠프에서 1천 명의 난민을 수용할 뜻을 나타냈다.

그리스 본토에서 남동 쪽으로 멀리 떨어진 레스보스 섬에 있는 모리아캠프는 최대 정원이 2757명이지만 4배가 넘는 1만2600여명이 머물고 있었다. 이들은 70여개국에서 왔는데, 대다수인 70%가 아프카니스탄 출신이라고 한다. 레스보스 섬에 도착한 수천 명의 사람들은 망명 신청이 처리될 때까지 수년 동안 대기해 왔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지난 4월 그리스 당국이 캠프의 과밀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충분히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그리스 레스보스섬. 빨간 표시. 구글 지도 갈무리.
그리스 레스보스섬. 빨간 표시. 구글 지도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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