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 브랜스태드 중국 주재 미국대사. AP 연합뉴스
미-중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테리 브랜스태드 중국 주재 미국대사가 3년여 만에 물러난다.
주중 미국 대사관은 14일(현지시각) 성명을 내어 테리 브랜스태드 대사의 이임을 확인하면서 그가 10월초 귀국한다고 밝혔다. 미국 대사관은 후임자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2017년 5월 중국 대사로 부임한 브랜스태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승리 직후인 2016년 12월 지명한 첫 대사들 중 한명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6선 아이오와 주지사였던 브랜스태드를 주중 미국 대사로 지명하면서, 공공정책과 무역, 농업 관련 오랜 경험과 함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관시’를 높이 평가했다. 트럼프는 “브랜스태드 주지사는 오랜 공직 경험과 더불어 시진핑 주석 및 중국 지도자들과 오랜 친분을 맺고 있어 이상적인 미국 대사가 될 것”이라며 “미국의 이익과 양국의 호혜 진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랜스태드가 아이오와 주지사였던 1985년, 31살의 시 주석이 허베이성 정딩현 서기로 미국 농업을 배우는 사절단의 일원으로 아이오와를 방문했다. 시 주석은 당시 브랜스태드한테 받았던 환대를 자주 얘기했고, 두 사람은 30년 넘게 두터운 인연을 이어왔다. 하지만 브랜스태드 대사 부임 뒤 이런 끈끈한 관계도 곧 시험대에 올랐다. 패권 다툼 속에 미-중 양국은 무역과 군사, 외교 등 여러 면에서 수교 이후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주중 미국 대사관은 브랜스태드 대사가 물러나는 이유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조니 언스트(아이오와) 공화당 상원의원의 지지자들에게 “브랜스태드가 선거캠프에 들어오기 위해 중국에서 돌아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엔엔>(CNN)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브랜스태드 대사가 11월 미 대선 전에 베이징을 떠날 예정”이라며 그의 이임과 미 대선과의 연관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브랜스태드는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를 가장 적극적으로 지지했던 공화당 주류 정치인 중 한명이다. 정기적으로 트럼프와 함께 아이오와에서 공동유세를 했으며, 아들 에릭 브랜스태드도 본선에서 아이오와 선거운동을 관리했다. 에릭은 이번 대선에서도 트럼프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전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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