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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퇴원한 트럼프 “코로나 두려워 말라”며 ‘반전 드라마’ 시도

등록 2020-10-06 14:00수정 2020-10-07 02:32

월터 리드 군 병원 입원 72시간 만에 퇴원
“코로나가 당신 삶 지배하게 하지 마라
우리는 최고의 의료기구와 의약품 있다”
“곧 선거운동 복귀”…바이든 따라잡기 다급
코로나19에 감염돼 월터 리드 군 병원에 입원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각) 저녁 퇴원해 백악관에 복귀한 직후, 발코니에서 성조기를 배경으로 마스크를 벗은 채 두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코로나19에 감염돼 월터 리드 군 병원에 입원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각) 저녁 퇴원해 백악관에 복귀한 직후, 발코니에서 성조기를 배경으로 마스크를 벗은 채 두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5일(현지시각) 저녁 7시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용헬기 마린 원에서 내려 백악관 계단을 걸어 올라가 성조기가 세워진 발코니에 서서 마스크를 벗었다. 그는 비장한 얼굴로 주먹을 흔들거나 양손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이륙하는 마린 원에 거수경례하며 몇 분 동안 그대로 서 있었다. 카메라 플래시가 계속 터졌고, 주요 방송사들은 이 장면을 생중계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에 갇혀 있던 사흘 동안 그가 가장 갈망했을 ‘승리의 순간’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저녁 월터 리드 군 병원에 입원한 지 72시간 만에 퇴원해 백악관에 복귀했다. 앞서 이날 낮 주치의인 숀 콘리는 “대통령은 지난 24시간 동안 계속 호전됐고, 퇴원 기준을 충족했다”며 퇴원 결정을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오늘 오후 위대한 월터 리드 군 병원을 떠날 것”이라고 적었다.

퇴원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세간의 예상대로였다. 자신은 코로나19를 이겨낸 강한 지도자이며, 코로나19는 트럼프 정부 아래서 개발된 치료제와 백신으로 극복 가능하니 겁내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백악관 도착 직후 촬영해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 “코로나19를 두려워하지 마라. 그것이 당신의 삶을 지배하도록 하지 마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것을 물리칠 것이다. 우리는 최고의 의료기구, 모두 최근에 개발된 최고의 의약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나는 20년 전보다도 좋은 상태다. 어쩌면 면역이 됐을 수도 있다”며 “백신도 곧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11월 3일) 코앞에서 맞은 코로나19 감염이라는 치명타를, ‘살아 돌아온 영웅’ 스토리로 포장해 대대적 반전 드라마를 만들려는 시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퇴원 직전 올린 트윗에서는 “곧 선거운동에 복귀할 것”이라고 했다. 대선이 29일(5일 기준)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따라잡기에 한 시간이 아까운 상황에서 마음은 이미 유세 현장에 가 있다. 그가 입원해 있는 동안, 바이든 전 부통령과의 격차가 14%포인트로 벌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월스트리트 저널>)가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병원을 나왔어도 당분간 외부 활동은 제약될 것으로 보인다. 의료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2시간 동안 열이 없고 산소포화도 수준도 정상이며, 호흡기에도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콘리 주치의는 “아직 위험한 상황을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라며 앞으로 열흘 동안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주말을 주시하고 있다”며 “월요일까지 그가 이 상태를 유지하거나 더 좋아진다면 우리 모두 마지막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집중 관찰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그 사이 트럼프 대통령은 ‘폭풍 트윗’ 등 비대면 선거운동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를 두려워하지 마라”는 그의 퇴원 일성은 거센 비판을 불렀다.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가 21만명에 이르는 사태 속에 본인까지 감염돼 최고 수준의 치료를 받고 나와서 할 소리냐는 것이다. 민주당의 로버트 메넨데즈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두려워 말라고? 모든 미국인이 당신이 받는 것과 똑같은 치료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지 못하다”고 비꼬았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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