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항미원조’(중국의 한국전쟁 명칭) 7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한국전쟁 관련 영화와 드라마 등을 대거 상영하면서 애국주의를 높이고 있다.
20일 <중국신문망>을 보면, 항미원조 70주년을 맞아 중국에 상영되는 애국주의 영화와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은 6편에 이른다. 영화 <금강천>과 <영웅련> <보가위국>, 애니메이션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 드라마 <압록강을 건너>, 다큐멘터리 <항미원조전쟁> 등이다. 중국의 항미원조 기념일은 오는 25일이다.
이는 지난해 3편에서 두 배 늘어난 것으로, 10년 단위 기념일을 맞아 기념의 강도가 높아졌다. 미국과의 긴장 관계가 전에 없이 높아진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25일 개봉하는 영화 <금강천>은 한국전 당시 금강산 지류인 금강천에서 벌어진 전투를 다뤘다. 우징 등 중국 최고 스타 배우가 출연하고 제작비만 4억위안(약 680억원)이 투입됐다. 항미원조 참전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은 23일 개봉한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20부작 다큐멘터리 <항미원조 전쟁>과 드라마 <압록강을 건너>를 방영한다. 영화 <영웅련>과 <보가위국>도 항미원조 70주년을 맞아 제작됐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나와 나의 조국> <중국 기장> <등반자> 등 애국주의 영화 3편이 동시 개봉됐으며, 올해처럼 동시에 6편의 작품을 선보인 것은 처음이다.
중국군은 한국전 발발 뒤 북한 요청으로 1950년 10월19일 압록강을 넘었다. 중국군은 엿새 뒤인 25일 한국군을 상대로 첫 승리를 거뒀는데, 이날을 ‘미국에 대항해 조선을 돕는다’는 항미원조 기념일로 정했다. 중국은 미군이 한국전에 개입해 38선을 넘으면서 중국의 안보를 위협했다며, 참전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최근 중국 누리꾼과 언론들은 방탄소년단의 한국전 관련 발언을 문제로 지적하며 논란을 키우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지난 7일 밴플리트상을 받으며 “우리는 양국(한·미)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분들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는데, 이를 두고 중국인들의 희생을 무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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