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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트럼프, 펜실베이니아 3곳 강행군…지지자들 “여론조사 가짜”

등록 2020-10-27 16:17수정 2020-10-28 02:30

[르포]특파원이 가본 유세현장

트럼프, 러스트 벨트 승부처에 총력
“바이든, 석유산업 없애고 증세할 것”
지지자들, 5%p 뒤진 여론조사 불신
“전화 오면 끊어” “투표서 보여줄 것”

일정 없던 바이든도 펜실베이니아행
“트럼프 탓 일자리 줄어…난 노동자 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각) 대선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를 방문해 리티츠에 있는 랭커스터공항에서 유세하고 있다. 리티츠(펜실베이니아)/황준범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각) 대선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를 방문해 리티츠에 있는 랭커스터공항에서 유세하고 있다. 리티츠(펜실베이니아)/황준범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각) 대선 최대 격전지 가운데 하나인 펜실베이니아주를 방문해 세군데를 돌며 집중 유세를 벌였다. 11월3일 대선을 일주일 남짓 앞두고 승부처에 하루를 꼬박 쏟아부은 것이다. 그가 지난 12일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뒤 펜실베이니아를 방문한 것은 13일, 20일에 이어 세번째다.

트럼프는 이날 오전 11시 앨런타운을 시작으로 오후 1시30분 리티츠를 거쳐 4시30분 마틴즈버그까지 세곳을 돌았다. 리티츠의 랭커스터공항에서 열린 유세 현장에서 만난 지지자들은 트럼프가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밀린다는 여론조사들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인근에서 2시간 차로 달려왔다는 50대 남성은 4년 전 대선에서 여론조사가 틀렸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여론조사는 가짜다. 전부 민주당인 샘플을 갖고 계속 돌린다”며 “나도 여론조사 전화가 오면 끊어버린다”고 말했다. 퇴역 군인이라는 로이 벙거(63)은 “여론조사가 정확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중요하지도 않다”며 “어차피 우리는 모두 투표장에 가서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선거인단이 20명인 펜실베이니아는 미시간(선거인단 16명), 위스콘신(10명)과 함께 대선 승패를 가르는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의 주요 3개 주 중에서도 핵심이다. 1992년 이래 6차례 대선에서 연속 민주당만 찍어온 이곳에서 2016년 트럼프는 힐러리 클린턴에게 불과 0.7%포인트 차이로 이겨 백악관으로 가는 결정적 발판을 마련했다. 최근 여론조사는 바이든이 미시간·위스콘신에서 트럼프에게 9~10%포인트 앞서는 걸로 나온다. 펜실베이니아도 바이든이 앞서지만 격차는 이보다 작다. 20~26일 실시한 <로이터>·입소스 조사에서는 바이든 50%, 트럼프 45%로 5%포인트 차이다.

이 때문인지 유세장에서 만난 지지자들 중에는 “누가 이길지 모르겠다. 트럼프가 이기길 매일 기도한다”(60대 남성), “4년 전보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더 많이 투표할 거라 걱정된다”(잴먼 샬로프·27)고 말하는 이들이 있었다. 반면, 이 지역 트럼프 자원봉사자 티머시 트림블은 “4년 전보다 열기가 더 뜨겁다.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트럼프가 쉽게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유로 “정치인이 아니다. 솔직하고 투명하다”(30대 여성), “역대 대통령 중 가장 경제친화적이다”(애나·81), “중국과 싸우는 유일한 대통령이다”(벙거) 등을 들었다. 샬로프는 “권력에 굶주린 좌파가 나라 망치는 걸 막아야 한다”고 했다.

특히 석유·가스 산업 의존도가 높은 펜실베이니아에서, ‘석유 산업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바이든의 공약은 트럼프 지지자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 이름을 스티브라고 밝힌 36살 남성은 셰일층의 오일·가스를 추출하는 프래킹(수압파쇄 공법) 관련 산업은 “펜실베이니아에서 매우 큰 부분”이라며 바이든이 표를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도 이 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바이든은 지난 22일 대선후보 토론에서 논란이 된 뒤 “화석연료를 없애는 게 아니라 화석연료 보조금을 없애겠다는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트럼프는 “바이든이 석유 산업을 없애버릴 것”이라고 물고 늘어졌다. 트럼프는 유세에서 “바이든의 계획은 펜실베이니아 에너지 분야에 경제적 사망 선고”라고 주장했다. 그는 바이든의 세금 인상 공약도 언급하며 “세금을 올리겠다면서 어떻게 대선에서 이기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트럼프는 바이든이 활발하게 유세하지 않는 것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이 안 모이기 때문”이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이날 공개 일정을 잡지 않았던 바이든도 펜실베이니아를 찾았다. 그는 체스터에 있는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기자들 앞에서 트럼프의 코로나19 대응을 비난했다. 그는 별도 성명도 내어 “펜실베이니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실패한 리더십 아래 일자리와 생명을 잃었다”며 “나는 펜실페이니아의 노동자들 편에 설 것”이라고 밝혔다.

리티츠(펜실베이니아)/글·사진 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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