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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부정적이어도 괜찮아”…카자흐, 자국 비하 영화 관광에 활용

등록 2020-10-28 13:36수정 2020-10-28 14:00

‘카자흐인 말 오줌 마신다’ 등 묘사 문제 삼아
2006년 당시 코미디 영화 ‘보랏’ 상영 금지
영화 덕에 관광객 늘자 뒤 속편은 홍보에 활용
2006년 개봉했던 <보랏-카자흐스탄 킹카의 미국문화 빨아들이기> 중 일부. <한겨레> 자료 사진
2006년 개봉했던 <보랏-카자흐스탄 킹카의 미국문화 빨아들이기> 중 일부. <한겨레> 자료 사진

카자흐스탄 정부가 자국 비하 논란으로 한때 상영금지 조처까지 내렸던 미국 코미디 영화 <보랏>에 나오는 대사를 자국 관광 홍보 캐치 프레이즈로 사용하고 있다.

<비비시>(BBC) 방송은 카자흐스탄 관광 당국이 최근 공개한 관광 홍보 동영상 캐치프레이즈로 <보랏>에 나오는 주요 대사인 “베리 나이스”(아주 좋다)를 채택했다고 27일(현지시각) 전했다. 카자흐스탄 관광 홍보 동영상에 관광객들이 카자흐스탄의 자연과 음식 그리고 현대적 거리를 접하고는 “베리 나이스”를 연발한다. 카이랏 사드바카소프 카자흐스탄 관광청 부청장은 “카자흐스탄 자연은 아주 좋다. 음식도 아주 좋다. 카자흐스탄인들은 보랏의 농담과는 반대로 세계에서 가장 좋은 사람들일 것이다”고 밝혔다.

2006년 개봉한 코미디 영화 <보랏>은 카자흐스탄 리포터가 미국을 여행하는 내용인데, 카자흐스탄 사람들이 말 오줌을 마시거나 남성이 여성을 재산으로 여긴다는 식의 묘사가 나왔다. 이 때문에 당시 카자흐스탄 정부가 자국 내 상영 및 디브이디(DVD) 판매 금지 조처를 했으며, <뉴욕 타임스>에 장문의 반박문을 광고로 게재하며 격렬하게 반발했다. <보랏>을 제작하고 주연을 맡은 영국 배우 사샤 바로 코엔은 영화 주인공을 카자흐스탄인으로 설정한 이유는 보통 미국인이 중앙아시아에 있는 카자흐스탄이라는 나라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어서 코미디적인 가상의 세계를 만들기 쉬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에서 개봉한 <보랏>이 흥행에 성공하며 카자흐스탄 정부 태도가 바뀌었다. 2012년 카자흐스탄 외교부 장관이 <보랏>이 “카자흐스탄 관광객 증가에 도움을 줬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카자흐스탄에 오려고 방문 비자를 신청한 이들이 이 영화 공개 이후 10배 늘었다고도 밝혔다.

지난달 공개된 <보랏> 속편도 카자흐스탄을 긍정적으로 묘사하지는 않는다. 카자흐스탄 미국인 협회는 속편이 “인종주의와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를 조장한다”고 비판했다.

카자흐스탄 정부가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보랏>을 활용하는 배경에는 자신감도 반영됐다. 카이랏 카자흐스탄 관광청 부청장은 <뉴욕 타임스>에서 속편이 나온다는 소식을 접하고 “아. 또” 정도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카리앗 부청장은 “코로나19 시대에 관광 소비는 멈춰있다. 미디어에 카자스흐스탄이 언급되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좋은 방식이 아니기는 하지만 나오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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