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카불대학에서 2일(현지시각) 테러가 발생해 치안병력들이 현장을 지키고 있다. 카불/로이터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9일 만에 스무 명 이상 사망하는 테러가 또 발생했다. 아프간 내무부는 2일(현지시각) “카불 대학 테러로 19명이 숨지고 2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고 <알자지라> 등이 보도했다. 사망자는 대부분 학생이었다. 테러를 가한 용의자 3명도 현장에서 사망해, 이들을 포함한 사망자는 모두 22명이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IL)는 이번 테러가 자신들 소행이라고 배후를 자처했다.
목격자들은 이날 오후 11시께 범인 한 명이 대학 캠퍼스에서 먼저 자살폭탄 테러를 했고, 그 뒤 2명이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카불대 학생 프라이돈 아흐메디(23)는 “내 삶의 마지막 날이 될 것 같아 너무 무서웠다. 학생들은 도와달라고 소리치고 기도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에 말했다.
이번 테러는 카불에서 가장 큰 대학인 카불대에서 이란 관련 도서전이 열리는 가운데 발생했다. 도서전에는 아프간 주재 이란 대사 등 여러 고위 관리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당국은 테러 공격 직후 치안병력을 투입해 캠퍼스를 봉쇄하고 대응에 나섰다. 5∼6시간 동안 총격전이 벌어졌고 용의자 3명은 모두 사망했다. 교전 과정에서 수류탄과 자동화기도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국가는 자체 선전 매체를 통해 자신들이 저지른 공격이라고 밝혔다. 이슬람국가는 “2명의 전사가 아프간 판사와 수사관, 보안요원 등 80명의 사상자를 냈다”며 아프간 당국 발표와는 다소 다른 주장을 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은 전했다.
이슬람 수니파인 이슬람국가는 시아파를 배교자로 여기며 그동안 시아파 주민 등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테러를 감행해왔다. 지난달 24일에도 카불의 한 시아파 교육기관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24명이 사망했다. 이슬람국가는 이 테러의 배후도 자처하고 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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