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음모론자 집단인 ‘큐어논’ 지지자로 알려진 마저리 테일러 그린(46)이 3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 연방하원 의원에 당선됐다. 온라인상에 머물던 음모론 집단의 지지자가 제도 정치권에 진출하는 것이다.
공화당 소속인 그린은 이날 대선과 함께 치러진 조지아주 14지구 연방하원 의원 선거에서 당선됐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린은 트위터에 본인의 당선 뉴스를 소개하며 “봉사하게 돼 영광이다. 감사하다”고 밝혔다. 큐어논 지지자가 미국 주류 정치 무대인 연방의회에 진출한 것은 처음이다. 그린은 거짓정보와 음모론을 퍼뜨린다는 의미에서 ‘하이힐 신은 트럼프’라는 별명으로 불리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미래 공화당 스타”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지역 사업가 출신인 그린은 공화당 하원의원 후보 경선 과정에서 큐어논 등 각종 음모론을 공개 옹호한 행적이 드러나 논란을 빚었다. 2017년부터 수차례 큐어논 관련 게시물을 본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고, 소총을 들고 극좌 성향 반파시즘 단체인 ‘안티파’에 경고하는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린은 최근 <시엔엔>(CNN) 인터뷰에서 “한번도 내 입으로 큐어논을 말한 적이 없다”고 하는 등 큐어논과 연관성을 부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7년 생겨난 큐어논은 악마를 숭배하는 소아성애자들인 민주당 의원 등이 미국을 지배하고 있다는 음모론을 퍼뜨리며, 이들을 물리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을 지배하는 대표적인 소아성애자들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 등을 꼽고,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그 꼭두각시라고 주장한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주) 연방상원 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하게 됐다. <워싱턴 포스트> 등 미 언론은 이날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상원 의원 선거에서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이 제이미 해리슨 민주당 후보의 강력한 도전을 받았으나 자리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그레이엄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신속한 인준에 총력을 다해 보수 표심에 호소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