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후보 부부가 4일(현지시각)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개표 진행을 지켜보는 유권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지난 3일(현지시각)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 개표가 팽팽한 접전으로 흐르는 가운데,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주요 경합주인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미 언론이 선언했다.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을 사실상 확보하며 승기를 잡은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즉시 이를 저지하기 위한 소송전에 나서, 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엔엔>(CNN) 방송은 4일 미시간(선거인단 16명)과 위스콘신(10명)에서 바이든이 승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시간에서 바이든은 개표 초반 밀리다가, 우편투표가 개표되면서 역전해 97% 개표 현재 트럼프를 1.2%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위스콘신 또한 같은 식으로 99% 개표 현재 바이든이 49.4%(163만389표)로, 48.8%(160만9879표)를 얻은 트럼프를 0.6%포인트 차로 앞섰다. 이로써 바이든은 대통령 선거인단 253명을 확보했고, 트럼프는 213명이다. 전체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과반인 270명을 확보하면 당선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 승리를 주장하는 한편, 법적 소송 방침을 밝히고 있다. EPA 연합뉴스
<시엔엔>이 이날 오후 3시(한국시각 5일 오전 5시) 현재까지 승자를 발표하지 않은 경합주는 펜실베이니아(20명), 조지아(16명), 노스캐롤라이나(15명), 애리조나(11명), 네바다(6명) 등 5개 주다. 바이든은 이들 5개 주에서 선거인단 17명을 추가로 얻으면 대통령이 될 수 있다. 애리조나는 <폭스 뉴스>가 일찌감치 바이든 승리 예상을 선언했고, 네바다 또한 민주당에 유리한 라스베이거스 지역 개표가 남아있어 바이든 승리로 결론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바이든은 현재로서 사실상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한 것이다.
남은 곳 가운데 펜실베이니아는 82% 개표 현재 트럼프가 바이든을 6.6%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는 개표가 느린 데다 오는 6일까지 우편투표를 접수하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격차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조지아는 93% 개표 현재 트럼프가 1.6%포인트 앞서고, 노스캐롤라이나는 95% 개표 현재 트럼프가 0.5%포인트 박빙 우위다.
하지만 트럼프는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의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에 대해 법적·행정적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개표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트럼프 캠프는 트럼프가 이날 이른 오전에 밝힌대로 펜실베이니아 개표에 관여할 것을 연방대법원에 요청했다. 우편투표 접수를 선거일 사흘 뒤까지 받도록 펜실베이니아 법원이 허용했던 것을 무효화해달라는 것이다. 연방대법원은 최근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취임으로 이념 지형이 6 대 3으로 재편돼, 펜실베이니아 문제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트럼프 캠프는 펜실베이니아의 개표 중단도 요청했다.
트럼프 캠프는 미시간에 대해서는 “의미있는 접근이 허용될 때까지 개표를 중단해달라”는 소송을 미시간 법원에 제기했다. 또한 위스콘신에 대해서는 일부 지역에서 개표 결과에 심각한 의구심을 일으키는 부정행위가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면서 재검표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또다른 경합주인 조지아에 대해서도 개표 중단 소송을 냈다. 공화당의 오랜 텃밭이었던 조지아주는 이번 대선에서 개표가 94% 진행된 상황에서 트럼프와 바이든 후보의 격차가 1.2%포인트까지 좁혀진 상태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