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각) 미국 46대 대통령에 당선된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 2019년 11월 뉴햄프셔 콩코드에서 민주당 경선 연설을 하는 모습. 콩코드/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77)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7일(현지시각) 제46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56)은 미 역사상 최초의 여성 부통령에 오르는 역사를 쓰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74) 대통령은 20세기 이후 미국에서 재선에 실패한 여섯 번째 대통령으로 기록될 예정이다.
<시엔엔>은 이날 오전 11시24분(한국 8일 오전 1시24분) 바이든의 승리 소식을 가장 먼저 전했다. 이 매체는 바이든이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20명)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이겼다고 판정하고, 바이든이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전체 538명의 과반)을 넘는 273명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213명이다.
<에이피> 통신과 <폭스 뉴스>는 바이든이 펜실베이니아 외에 네바다(6명)에서도 이겼다고 판정하고, 바이든이 총 29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대선에서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에이피>와 <폭스 뉴스>는 전날까지 바이든이 애리조나(11명)에서 이겼다고 간주하고 모두 26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상태라고 밝혀왔다. 트럼프에게 우호적인 <폭스 뉴스>는 “조 바이든이 46대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자막을 내보내고 있다.
이날 오후 2시(한국 오전 4시) 현재 바이든은 펜실베이니아에서 99% 개표 상황에서 334만5906표(49.7%)를 얻어 331만1448표(49.2%)인 트럼프를 3만4458표 차이로 앞서고 있다. 바이든은 이곳에서 3일 선거 직후 개표 초반에는 트럼프에게 밀렸으나, 갈수록 우편투표 개표가 진행되면서 트럼프를 추격하다가 6일 오전 역전한 뒤 지속적으로 격차를 벌려왔다.
바이든은 언론이 승리를 확정 보도한 뒤 ‘바이든 당선인의 성명’을 내어 “미국 국민이 나와 해리스 당선인에게 보내준 신뢰가 영광스럽고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그는 “전례없는 장애물들에 직면해 기록적 규모의 미국인이 투표했다”며 “민주주의가 미국의 심장 깊은 곳에서 고동치고 있음이 다시 입증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는 끝났고 분노와 거친 수사를 뒤로 하고 국가로서 하나가 될 때”라며 “미국이 단합하고 치유할 때”라고 강조했다. 바이든은 이날 밤 8시(한국 오전 10시) 승리 연설을 할 예정이다.
해리스도 트위터에 “이번 대선은 바이든이나 나보다 훨씬 더 많은 것에 대한 선거”라며 “미국의 정신과 이를 위해 싸우려는 우리의 의지에 관한 선거”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우리 앞에는 할 일이 아주 많이 있다. 시작해보자”고 말했다.
재선에 실패하게 된 트럼프는 언론이 바이든 승리를 확정 보도한 뒤에도 “이번 선거는 전혀 끝나지 않았다는 게 단순한 팩트”라며 불복 투쟁 방침을 거듭 밝혔다. 그는 성명을 내어 “우리는 모두 조 바이든이 왜 서둘러 거짓으로 승자처럼 행세하는지, 그의 미디어 우군들이 왜 그토록 그를 열심히 돕는지 알고 있다”며 “바로 그들은 진실이 드러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월요일(9일)부터 우리 캠프가 반드시 선거법이 완전히 지켜지고 적법한 승자가 취임할 수 있도록 법원에서 소송 사건을 추진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미국인들이 당연히 누려야 하고 민주주의가 요구하는 정직한 개표 결과를 가질 때까지 나는 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박빙 승부 지역에서 재검표를 요구하고 선거 부정을 주장하며 소송전을 제기할 경우, 바이든이 법적으로 당선인으로 확정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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