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7일 밤(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 앞 ‘BLM 광장’에 지지자들이 모여 기쁨을 누리고 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두려움은 줄고 사랑은 늘고(Fear less Love more)”, “넌 해고야(You’re fired)”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승리가 확정된 7일(현지시각) 밤 워싱턴 백악관 앞 ‘비엘엠(BLM·흑인 목숨은 소중하다) 광장’은 바이든 당선자의 대선 승리를 자축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패배를 기념하러 나온 수천명의 시민들로 들썩였다.
이날 낮부터 모여든 시민들은 음악을 틀어놓고 곳곳에서 춤을 추고 사진을 찍으며 기쁨을 누렸다. 징을 치는 이들도 있었고, 각자 마련해온 폭죽을 쏘아올리며 함께 환호하기도 했다. 어린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온 가족들도 많았다.
이날 밤 광장에서 만난 카를로 알스트(45)는 “도널드 트럼프 4년 끝에 똑똑하고 마음씨 좋고 모든 미국인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대통령을 갖게 돼 정말로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는 미국을 부끄럽게 했고 미국의 명성을 더럽혔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퇴장하게 되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나려 하지 않는 데 대해 “결과 승복을 안 해도 내년 1월20일 바이든이 미국의 새 대통령이 된다”고 말했다.
한 흑인 가족이 7일 밤 워싱턴 백앞관 앞 광장에 모여 조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여성 조애나 브라운(32)은 특히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된 사실에 더 흥분했다. 그는 들뜬 얼굴로 “나처럼 여성이면서 혼혈인 부통령을 갖게 됐다”며 “카멀라 해리스가 오늘 유리 천장을 부쉈다. 나같은 사람들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에 대해 “그는 성질부리는 아기다. 아이가 성질을 부리면 무시하면 된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각자 준비해온 다양한 손팻말로 트럼프를 조롱했다. 트럼프가 미 <엔비시>(NBC) 방송의 ‘어프렌티스’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사용해 유명해진 말인 “넌 해고야”라는 문구가 백악관 앞 철제 울타리의 맨 꼭대기를 지켰다. “퇴거 통보”, “이제 너랑은 끝이야”, “파란 물결! 도널드 꺼져”, “이제 누가 졸립냐” 등 다양한 문구들이 눈에 띄었다.
“트럼프를 체포하라”는 대형 펼침막도 보였다. 광장 주변을 지나는 차량들도 경적을 눌러대고 차창 밖으로 주먹을 흔들어 동참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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