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당선이 확정되자 모여 있던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EPA 연합뉴스
피말리는 접전 끝에 조 바이든 미 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선을 확정 지은 것은 대도시에 거주하는 아프리카계 유권자의 힘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엔비시>(NBC) 방송은 8일 “펜실베이니아주를 비롯해 조지아·위스콘신·미시간주 등 격전지에서 흑인 유권자가 집중 거주하고 있는 대도시의 우편·부재자 투표함이 열리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초반 우위를 꺾고 바이든 후보가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미국 인구통계국 자료를 보면, 바이든 후보의 당선을 사실상 확정시킨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는 인구 약 158만명 가운데 백인이 41.2%인 반면 흑인은 42.3%로 더 많다. 역시 막판 판세를 결정지은 조지아주 애틀랜타와 위스콘신주 밀워키도 흑인 인구 비율이 각각 전체의 51.8%와 38.8%로 전국 평균치(13.4%)보다 훨씬 높다. 미시간주 디트로이트는 67만 인구 가운데 흑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78.6%에 이른다.
방송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흑인 유권자의 지지가 바이든 후보의 경선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것처럼, 이들 4개 지역 도시 거주 흑인 유권자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와 지지가 바이든 후보의 막판 뒤집기를 가능하게 했다”고 짚었다. 앞서 바이든 후보는 당내 경선 초반 극심한 부진으로 애를 먹다가 지난 2월 29일 열린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예비선거에서 흑인 유권자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48.4%의 득표율로 1위를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한 바 있다.
지난 5월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목숨을 잃은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들불처럼 번진 ’블랙 라이브스 매터’(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의 영향으로 흑인 유권자의 투표 참여율도 대폭 높아졌다. <위싱턴 포스트>는 지난 6일치에서 “선거 당일 현장투표 과정에서 흑인 유권자를 겨냥한 다양한 선거방해 행위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흑인 유권자 단체를 중심으로 대선 후보 확정 직후부터 우편 또는 부재자 투표 참여운동이 적극적으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3일(현지시각) <시비에스>(CBS) 방송 등이 발표한 출구조사에서 흑인 유권자의 87%가 바이든 후보를 지지했다고 밝힌 반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다는 응답은 단 12%에 그친 바 있다. 특히 흑인 여성 유권자는 91%가 바이든 후보를 지지했다고 답했다. 정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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