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로이터 연합뉴스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태도를 놓고 트럼프 주변에서 의견이 갈라지고 있다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시엔엔>(CNN)은 8일(현지시각)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가 트럼프에게 패배를 인정할 때라고 말했다고 내막을 잘 아는 인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승복을 설득하려 트럼프를 찾아갔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 언론은 트럼프의 승복을 설득할 수 있는 사람으로 트럼프 장녀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 마이크 펜스 부통령,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꼽는다.
반면, 트럼프의 아들인 도널드 주니어와 에릭은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싸워야 한다면서 공화당과 지지자들이 함께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트럼프 캠프의 제이슨 밀러 대변인은 쿠슈너가 승복을 권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그는 트위터에 “쿠슈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확성을 담보하기 위해 모든 가능한 법적 조처를 추구할 것을 권했다”고 적었다. 멜라니아도 보도를 부인하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트위터에 “미국 국민들은 공정한 선거를 가질 자격이 있다. 불법적이 아닌 모든 합법적 투표를 세야 한다. 우리는 완전한 투명성으로 우리의 민주주의를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패배를 인정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이날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에 있는 자신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골프를 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언제부터 구닥다리 언론이 우리의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될지를 선언했나?” 등 선거 결과를 부정하는 글들을 올렸다. 그는 이날 밤 8시(한국 9일 오전 10시) <폭스 뉴스>에 출연해 “우편투표 농간에 대해 말할 것”이라는 트위트도 올렸다.
한편, 트럼프와 같은 공화당 소속이면서도 불편한 관계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어 “대선은 공정했고 결과는 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자와 통화도 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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