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10일(현지시각)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윌밍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
10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대선 승리 선언 뒤 두번째 기자회견에서 ‘미국 우선주의의 폐기’를 약속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에 대해서는 “망신”이라는 표현을 쓰며 비판하면서도 정권 인수인계에는 별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바이든 당선자는 외국 정상들과의 통화에서 미국의 복귀를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그들에게 ‘미국이 돌아왔다’는 것을 알리고 있다. 우리는 경기장에 돌아왔다. 미국은 혼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 우선주의’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원칙으로, 무역·세금·이민·외교 등 모든 분야에서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는 정책을 뜻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원칙 아래 여러 국제협약과 기존 질서를 깨고 독주했다. 바이든 당선자는 ‘미국 우선주의’가 외교 등 분야에서 미국을 약화시켰다고 보고 동맹 재창조, 외교 재활성화, 미국 역할 복원 등을 공약했다.
바이든 당선자는 이날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아일랜드 등 6개국 정상과도 통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을 예전처럼 존중받는 위치로 되돌릴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우리가 전세계, 동맹과 친구들로부터 받은 환영은 진정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바이든 당선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불복에 대한 질문을 받고 “솔직히 말해 그것은 망신이라고 생각한다”며 “그것은 대통령의 유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이미 인수를 시작했다. 잘 진행되고 있다”며 “(선거 불복이) 우리의 계획과 지금부터 (내년) 1월20일 사이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자의 최측근인 친동생 밸러리 바이든 오언스는 이날 공개된 <액시오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1월20일 바이든 당선자의 취임식 이후 무대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자는 이날 인수위원회의 실무를 맡을 각 분야 전문가 500명의 명단을 인수위 누리집에 공개하는 등 정권 인수 작업을 속속 진행하고 있다. 금융, 환경, 통상, 교통 등 국정의 모든 분야를 망라하는데, 오바마 행정부 당시 인사들이 대거 포진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미국인 79%는 바이든 당선자가 승리했다고 보고 있다. <로이터>가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 지지자는 대부분 바이든의 승리라고 얘기했고, 공화당 지지자들은 10명 중 약 6명이 바이든의 승리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아직 당선자가 결정되지 않았다는 대답은 13%였고, 3%만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했다고 답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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