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더불어민주당 한반도TF 대표단이 지난 16일 워싱턴 연방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장에서 미 하원 브래드 셔먼 의원과 면담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건영, 셔먼, 송영길, 김한정 의원, 최광철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대표. 더불어민주당 제공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17일(현지시각) “북-미 대화의 경험과 교훈이 다음 행정부까지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더불어민주당 한반도태스크포스(TF) 소속 방미 대표단이 전했다.
이 티에프 단장인 송영길 의원(국회 외교통일위원장)과 김한정·윤건영 의원은 이날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대북정책특별대표로서 북-미 협상을 이끌어온 비건 부장관과 1시간20분 가량 면담하고 한반도 정세와 향후 북-미 협상 전망에 대해 논의했다.
송 의원은 면담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보여준 대북 관여 정책은 고립된 북한을 국제사회로 끌어낸 의미 있는 첫발이었다”며 “차기 미국 행정부에서도 이러한 노력을 지속하며, 6·15 남북정상회담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이정표가 되어 한국과 미국 모두 어느 정부라도 상관없이 남·북·미 관계의 발전을 이끌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또 “북한과 대화하는 데 있어 ‘탑 다운’과 ‘바텀 업’ 두 방식 간 상호조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비건 부장관은 “무엇이든지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며, 두 방식 간 상호 보완 필요성에 공감한고 말했다.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부속실장으로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을 수행한 김 의원은 당시의 경험을 언급했다. 김 의원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성공과 성과의 배경에는 현대그룹의 대북투자라는 비즈니스적인 요소가 기여했던 것에도 유의해야 한다”며 “지금은 핵개발에 따른 엄격한 대북제재가 존재하기에, 비핵화 협상에 북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함께 당근을 주는 방식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첫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 의원은 “지난 3년간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준 비건 부장관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차기 행정부의 북-미 관계는 실패한 (2019년 2월) 하노이가 아닌 (2018년 6월) 싱가포르 회담에서 출발해 국가 대 국가의 합의가 이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비건 부장관은 “하노이 회담의 실패 이후 북한과 협상하는 데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희망과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북-미 대화의 경험와 교훈이 다음 행정부까지 이어지고, 향후 북-미 협상이 지속해서 충실히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면담을 시작하면서 “북-미 협상에서 한국 정부가 보여준 협조와 지지에 큰 감사를 드린다”는 말도 했다.
방미 대표단은 전날인 16일 만난 미국 민주당의 브래드 셔먼, 앤디 김 의원 모두 “비건 부장관의 경험과 의견은 매우 중요하다. 미국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도 비건 부장관은 아주 존중받고 있는 인물이다. 비건 부장관의 경험과 의견이 새로운 바이든 행정부 인수팀에 중요한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셔먼 의원은 차기 하원 외교위원장으로 유력하며, 한국계인 앤디 김 의원은 지난 3일 대선과 동시에 치러진 의회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지난 15일 워싱턴에 도착한 민주당 방미 대표단은 오는 20일까지 머물면서 미 연방 상·하원 의원과 싱크탱크, 학계 인사들을 만나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설명하고 조 바이든 새 행정부에서도 북-미 대화가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할 예정이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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