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미국 뉴욕 타임 스퀘어에 있는 나스닥 시세창 화면. 뉴욕/AP 연합뉴스
미국 주식시장인 나스닥이 상장회사 이사진에 여성과 소수자를 각 1명씩 의무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나스닥은 1일(현지시각)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회사 이사진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 등이 보도했다. 제안서에는 나스닥 상장사들이 이사 가운데 1명은 여성, 1명은 소수 인종이나 성소수자(LGBTQ)로 선임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소규모 상장사와 외국기업은 이사진 2명을 여성으로 선발해도 되고, 외국기업은 자국 내 소수 세력을 이사로 선발할 수 있다. 상장사는 이사진의 다양성에 관한 통계를 공개해야 하고, 이 요구를 충족하지 못한 기업은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상장회사 이사진을 다양하게 구성하도록 하는 제안은 주요 증권거래소 중 처음 내놓은 것이다. 미국 주요 기업은 아직 이사진 대부분이 백인 남성으로 채워져 있다. 글로벌 금융 분석사인 팩트셋 통계를 보면, 나스닥 종합지수 기업 2830곳 가운데 여성 이사가 없는 곳은 556곳(19.6%)에 이른다.
나스닥에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주요 기업 등 약 3천여 곳이 상장돼 있어, 이번 제안이 확정되면 기업들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평했다. 아데나 프리드먼 나스닥 최고경영자(CEO)는 “많은 연구 결과들이 이사회의 다양성이 커질수록 회사 리스크는 줄고 경제적 이득은 커지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나스닥이 도를 넘은 요구를 한다는 비판도 있다. 보수적 법률 단체를 이끄는 톰 피튼은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같은 제안”이라며 “나스닥이 깨어있는 이념으로 빠져드는 것이며, 또한 법 밖에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1971년 창설된 나스닥은 애플,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테슬라 등 주요 정보통신(IT) 기업 등이 상장돼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이어 전 세계 증권 거래소 중 시총 규모가 2번째로 크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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