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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170년 양당 체제’ 깼던 우루과이 첫 좌파 대통령 별세

등록 2020-12-07 13:15수정 2020-12-07 13:56

타바레 바스케스, 폐암으로 향년 80살
10년 집권하며 온건한 개혁, 복지 확충
2014년 11월 타바레 바스케스 전 우루과이 대통령이 몬테비데오에서 열린 대선 유세에서 손을 들고 있다. 몬테비데오/신화 연합뉴스
2014년 11월 타바레 바스케스 전 우루과이 대통령이 몬테비데오에서 열린 대선 유세에서 손을 들고 있다. 몬테비데오/신화 연합뉴스
우루과이의 첫 좌파 대통령이었던 타바레 바스케스 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폐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80.

암 전문의였던 바스케스 전 대통령은 임기를 몇 달 남기지 않은 지난해 8월 폐암 진단을 받았었다. 역시 암 전문의인 그의 아들 알바로 바스케스는 이날 본인 트위터에 “아버지가 오늘 오전 3시 집에서 가족과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그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난지 9개월 만이다. 우루과이 정부는 사흘 동안 국가 애도기간을 선포했다.

바스케스는 2005년, 170년에 이르는 우루과이 중도-보수 양당 체제를 깨고 처음 집권했다. 사회주의와 기독교 민주주의, 공산주의, 전직 게릴라 세력 등을 모두 합친 ‘중도좌파연합 광역전선’에 소속된 첫 좌파 대통령이었다. 이전까지 우루과이는 중도 성향 콜로라도당과 보수 국민당 양당이 번갈아 집권했다.

바스케스는 애초 “나무의 뿌리를 흔드는” 수준의 변화를 약속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다른 남미 국가들에 격변을 부른 헌법 개정과 양극화를 피하면서, 비교적 조심스럽고 온건한 정책을 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그는 보건의료 시스템을 정비하고 가족, 어린이, 노인들을 위한 복지를 확대했다.

바스케스의 인기는 2010년 게릴라 출신으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유명한 같은당 호세 무히카 전 대통령의 집권으로 이어졌다. 이후 바스케스는 다시 대선에서 승리해 2015년부터 지난 3월까지 두 번째 임기를 지냈다. 우루과이 헌법은 연속 집권을 금하고 있다. 두 대통령의 연합은 이른바 ‘브로드 프론트’(넓은 전선) 혹은 진보적 만남으로 불리며, 15년 동안 우루과이의 경제 성장과 평등 확대를 이끌었다.

그러나 바스케스의 두번째 집권기에 경제가 약화되고, 부통령이 부패 혐의로 사임하는 사태 등을 겪으며, 결국 올초 15년 좌파 연합의 집권은 막을 내린다.

6일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 타바레 바스케스 전 대통령의 운구차가 장례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몬테비데오/AFP 연합뉴스
6일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 타바레 바스케스 전 대통령의 운구차가 장례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몬테비데오/AFP 연합뉴스
1940년 1월17일 몬테비데오의 판잣집에서 태어난 바스케스는 국가대회에서 우승까지 했던 지역 축구팀의 주장을 맡는 등 다재다능했다. 아버지와 가족들이 암으로 죽은 것을 계기로 암 전문의가 됐고, 재임 시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병원으로 돌아가 환자들을 진료했다. 그는 2006년 <뉴욕 타임스> 인터뷰에서 “환자들을 진료하는 것은 내 천직일 뿐 아니라 (대통령으로서) 일반인들과 계속 접촉하면서 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들을 수 있도록 해준다. 사람들과 접촉할 수 없다면 나는 공허하고 고립된 대통령처럼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강하게 ‘담배와의 전쟁’을 벌인 대통령이기도 했다. 2006년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공공장소 흡연을 금지하고, 담뱃세를 인상하고, 경고그림 부착을 의무화했다. 미국 담배회사 필립모리스와 소송을 벌여 최종 승리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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