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뉴욕우리교회 목사(맨 왼쪽) 등 ‘4.27 민+ 평화 손잡기 미주위원회’ 활동가들이 4일(현지시각) 워싱턴 연방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 의원들에게 대북전단금지법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했다. 위원회 제공.
미국에서 한반도 평화 캠페인을 벌이는 한인들이 4일(현지시각) 새로 출범한 미 연방의회에 대북전단금지법(개정 남북관계발전법) 지지를 촉구했다.
‘4.27 민+ 평화손잡기 미주위원회’는 이날 워싱턴 연방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서한을 상·하원 의원들에게 보내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개서한에서 “미 연방의원들이 한국의 실제 상황에 대한 이해 없이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대북전단금지법 통과를 비난하는 성명들을 발표하고, 의회의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는 이와 관련한 청문회를 개최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며 “우리는 이 법에 대한 심각한 오해를 바로잡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북전단금지법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법이 결코 아니고, 대북 전단 살포가 북한 인권을 개선한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고 강조했다. 대북전단 살포는 북한의 무력사용을 정당화하는 갈등의 불씨가 되고, 250만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인권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유엔의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규약’은 표현의 자유가 국가안보나 공공질서 등을 위해 필요한 경우 제한될 수 있다고 규정한다”며 “접경지역 주민들의 생명·안전을 해치는 행동은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규제돼야 할 행위”라고 밝혔다. 솅크 판결(1919년) 등 미 연방대법원 판례도 현존하는 위험을 야기할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전단 살포의 북한 인권 개선 효과에 대해서도 “오히려 북한 당국의 사회통제 강화로 북측에 남아있는 탈북민 가족을 위험에 처하게 하고 주민 인권을 악화시키는 역효과만 초래할 뿐”이라며 “대부분의 탈북자들조차 외설적 표현과 모욕을 담은 전단지 정보 전달의 효과는 크지 않기에 북한 주민에게 알권리를 보장하는 게 아니라고 증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남북간 대화교류와 국제사회와의 접촉면 확대 등이 실질적인 북한 인권 개선에 더 효과적일 거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한 “대북전단금지법은 요즘 우발적으로 나온 게 아니라, 남북 긴장을 극복하려고 한국 국회에서 2008년부터 14건의 관련 법안이 발의되어 계속 논의돼 오다가 지금 국회에서 통과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미 의원들에게 “대북전단금지법을 비난하지 말고 지지함으로써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주길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남북한의 여행과 이산가족 만남, 구호활동 등 인도주의적 평화를 지원해줄 것과, 남북이 휴전협정을 종식하고 평화협정을 맺을 수 있도록 협력해줄 것도 호소했다.
이 서한에는 현재 미국의 한인 140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서한을 연방 의원 전원에게 우편과 이메일로 보낼 계획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조원태 목사는 “특히 대북전단금지법 관련 청문회를 열겠다고 밝힌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소속 하원의원 57명을 집중적으로 설득해나겠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오해에서 비롯된 청문회가 열리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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