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가 치러진 5일(현지시각) 매리애타의 한 투표소에 투표를 하러 나온 유권자들이 줄을 서있다. 매리애타/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상원의 다수당을 결정할 5일(현지시각) 조지아주 연방 상원의원 2석 결선투표에서 민주당의 라파엘 워녹(51) 후보가 공화당의 현역 켈리 뢰플러(50) 의원을 꺾고 승리했다. 나머지 한 석 또한 민주당의 도전자 존 오소프(33) 후보가 공화당 현역 데이비드 퍼듀(71) 의원을 따라잡으며 역전 우세를 보였다. 미 언론은 민주당이 두 석 모두 이겨 6년 만에 상원 다수당을 탈환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시엔엔>(CNN) 방송은 개표가 98% 진행된 6일 오전 2시, 민주당 워녹이 공화당 뢰플러를 이길 것으로 예측했다. 두 사람이 각각 50.5%, 49.5% 득표율을 기록하며 4만6000여표 격차를 보인 상황에서다. 워녹은 이보다 앞서 오전 0시40분께 화상연설을 통해 “오늘 밤 우리는 희망과 노력, 그리고 곁의 사람들과 함께라면 뭐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승리를 선언했다. 워녹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설교했던 조지아주 애틀랜타 에벤에셀침례교회 목사로, 저소득층 의료보험 확대와 유권자 등록 운동 등을 하며 정치에 발을 들였다. 당선이 확정되면 조지아주 첫 흑인 연방 상원의원이 된다.
같은 시각 또 다른 의석을 놓고 겨루는 민주당 오소프와 공화당 퍼듀는 각각 50.1%, 49.9%의 득표율로 팽팽한 대결을 펼쳤다. 하지만 이 시각 현재 개표가 남은 곳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대도시 지역 등이다. <뉴욕 타임스>는 “개표가 진행될수록 민주당의 낙관론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의회 보좌관과 다큐멘터리 제작자 출신인 오소프는 당선되면 최근 40년 사이 최연소 상원의원이다.
워녹과 오소프가 모두 최종 당선될 경우 민주당은 하원에 더해 상원에서도 다수당이 된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상원의석을 50석씩 나눠갖지만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자가 당연직 상원의장으로서 캐스팅 보트를 쥐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두 당이 100석 상원을 절반으로 나눠 차지했던 적은 1881년, 1954년, 2001년까지 세 차례 있었다. 민주당이 상·하원 다수당이 될 경우 오는 20일 대통령에 취임하는 조 바이든 당선자는 행정부 인선과 정책 추진에서 탄력을 받는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결과를 최종 인증하기 위해 6일 열리는 연방 상·하원 합동회의를 앞두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결과 뒤집기’를 해줄 것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트위터에 “부통령은 사기로 선택된 선거인들을 거부할 권한이 있다”고 썼다.
부통령은 당연직 상원의장으로서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대선 결과(바이든 306표, 트럼프 232표) 인증 과정을 형식적으로 주재하는데, 이때 인증을 하지 말라고 한 것이다. 하지만 펜스 부통령은 5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점심을 함께 하며, 의회의 대통령 선거인단 투표 결과 인증에서 자신의 역할이 요식행위일 뿐이라고 설명했다고 <시엔엔>(CNN) 방송이 보도했다. 펜스 부통령은 “법과 헌법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6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공화당 일부 의원들이 대선 결과 인증을 거부하겠다고 밝혔으나, 결과가 바뀔 가능성은 없다.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 문턱부터 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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