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그의 부인 질 바이든이 20일 낮 워싱턴 의회의사당 앞에서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나는 미국 대통령 직무를 충실히 집행할 것이며, 최선을 다해 미국 헌법을 지킬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 앞에서 성경에 손을 얹고 취임 선서를 마쳤다. 현지시각 20일 오전 11시49분이었다. 선서를 마친 바이든은 이때 미국 대통령이 된 것일까?
<워싱턴 포스트> 등 미 언론은 법학자들을 인용해, 취임 선서를 언제 하든, 대통령 취임은 정오에 이뤄지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수정헌법 20조는 미국 대통령 취임을 ‘1월20일 정오’로 명기하고 있어, 취임 선서를 언제 하든 실제 취임은 정오라는 것이다. 헌법에는 대통령 취임 선서문 내용까지 명시돼 있다.
이 때문에 통상 대통령 취임 선서는 정오에 이뤄져 왔고, 4년 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정오에 취임 선서를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취임 선서 뒤 곧바로 취임 연설을 했는데, 공식적으로는 11분 동안 아직 당선자 신분이었던 셈이다. 조너선 털리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선서는 해야 하는 것이지만 그게 바이든을 다음 대통령으로 만들어주는 건 아니다”라고 <워싱턴 포스트>에 말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선서를 하면서 왼손을 얹은 성경은, 그의 집안에 1893년부터 가보처럼 내려온 성경이었다. 바이든은 여러 공직을 맡으며 취임 선서를 할 때마다 이 성경을 사용했다. 두께는 5인치(12.7㎝)나 되고, 가죽 표지로 만들어져 무게도 만만치 않다. 성경 안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 성경으로 취임 선서를 한 날짜가 기록돼 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에 앞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소니아 소토마요르 연방대법관 앞에서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했다.
부통령의 선서 내용은 대통령과 다르다. “나 카멀라 해리스는 미국의 헌법을 지지하고 국내외 모든 적으로부터 지키며, 진실한 신념과 충성으로 대하며, 어떤 회피 의사 이 의무를 자유롭게 수락하며, 지금 맡으려 하는 직책의 의무를 성실하게 수행할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신이여, 나를 도우소서.”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