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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해리스, 통합의 보라색 옷에 첫 라틴계 대법관 앞 선서…‘상징’ 가득한 취임식

등록 2021-01-21 16:38수정 2021-01-22 02:30

미국 첫 여성·비백인 부통령 취임 때
여성참정권·통합 상징 보라계열 의상

상원에서 캐스팅보트권 쥐어
여성·소수인종 적극 대변 가능
NYT “역사에 남을 역할 기대”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0일(현지시각) 취임식에서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0일(현지시각) 취임식에서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0일(현지시각) 미국 역사상 첫 여성이자 비백인 부통령에 오르는 취임식 자리를 위해 선택한 옷 색깔은 보라색이었다. 보라색은 여성 참정권을 상징하는 동시에, 1970년대 흑인 여성 정치 운동의 선구자 셜리 치점이 흰색과 함께 자주 선택한 색이기도 하다. 또 민주·공화당의 상징색을 섞은 ‘초당적 색깔’로 간주된다. 취임식에 참석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도 보라색 계열로 옷을 맞춰 입었다.

푸른색이 감도는 해리스 부통령의 보라색 코트와 드레스를 만든 이는 요즘 유명한 흑인 디자이너 크리스토퍼 존 로저스라고 <시엔엔>(CNN) 방송이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취임 선서도 라틴계 최초로 연방대법관에 오른 여성인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 앞에서 하는 등 취임식 곳곳에 인종을 넘어서는 통합의 상징들을 배치했다.

통합의 강조는 한편으로 자연스러운 동시에 새로 출범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과제를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내내 흑인에 대한 폭행과 차별에 항의하는 물결이 미국을 뜨겁게 달궜다. 게다가 트럼프 행정부의 부추김 속에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고삐가 풀린 가운데 극우 세력의 연방 의사당 난입이라는 충격적인 사건까지 발생했다.

이런 인종 차별과 분열을 극복하는 건 바이든 행정부 안에서도 특히 해리스 부통령에게 부여된 중요 과제다. 그의 배경과 경력, 정치적 지형 등을 고려할 때, 흑인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8년을 집권한 이후에도 변함없는 흑인 차별과 인종 갈등을 해결할 좋은 기회가 지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해리스 부통령은 인도 출신 여성 생화학 전공자인 시아말라 고팔란과 자메이카 흑인 출신 남성 경제학자 도널드 해리스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을 보낸 캘리포니아주 버클리는 1960년대 미국 진보 민권운동의 중심지였다. 캘리포니아 검찰을 거쳐 2017년 연방 상원의원이 된 이후에는 상원의원 중 가장 진보적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해리스 부통령이 의장을 맡게 되는 상원의 상황도 그의 임무와 비중을 높여준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상원 의석 분포가 50 대 50이어서, 해리스 부통령이 결정투표(캐스팅보트) 권한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정치력을 발휘할 경우, 상원의 많은 결정에 여성과 소수 인종에 대한 고려를 적극 반영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인종별·성별 구성이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하다는 점도 해리스 부통령으로서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뉴욕 타임스>는 “56살 해리스의 역할은 51번째 민주당 상원의원을 훨씬 뛰어넘을 것”이라며 그가 상원 사법위원회 청문회 때 보인 ‘검사 출신의 화력’과 개인적 에너지, 여성·유색인종 관련 행보 등을 통해 역사에 남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엔엔>(CNN) 방송도 “해리스의 부통령 취임은 말 그대로 권력의 얼굴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의 과거 정치적 태도를 보면 낙관만 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캘리포니아 검사 시절 사형제 폐지 신념을 바꾼 점 등을 이유로 정치적 기회주의자라는 평가와 현실적 실용주의자라는 평가가 공존한다. 그가 기회주의적이라는 의구심을 불식시키고 미국의 활력과 화합을 이끌어낼 경우,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하는 기회를 잡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

한편, 사상 첫 ‘부통령 남편’(세컨드 젠틀맨)이 된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는 부인과 함께 워싱턴에 머물면서 부통령 남편의 역할을 찾아갈 것이라고 <뉴욕 타임스>가 전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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