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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두 차례 탄핵 위기 ‘무죄’로 넘긴 트럼프, 정치행보 재개 움직임

등록 2021-02-14 14:22수정 2021-02-15 02:46

미 상원서 유죄 57 대 무죄 43…3분의 2 못 미쳐
미국 상원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이 유죄 57 대 무죄 43으로 최종 부결된 상황이 미 상원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중계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상원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이 유죄 57 대 무죄 43으로 최종 부결된 상황이 미 상원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중계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내란 선동 혐의에 대한 탄핵안이 13일(현지시각) 상원에서 최종 부결됐다. 지난달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연방 의사당 난입 사건으로 시작된 트럼프에 대한 두 번째 탄핵 추진은 폭력 사태 38일 만에 무죄로 마무리됐다.

상원은 이날 오후 탄핵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57표, 반대 43표로 트럼프에게 무죄선고를 내렸다. 상원에서 최종 탄핵되려면 상원 전체 100명 중 3분의 2인 67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상원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50명씩이어서, 유죄 선고를 위해서는 민주당 전체에다 공화당에서도 17명이 동참해야했다. 이날 투표에서 공화당에서 밋 롬니, 수전 콜린스, 리사 머코스키, 팻 투미, 벤 새스, 빌 캐시디, 리차드 버 등 7명이 탄핵 찬성표를 던졌으나 17명에는 못 미쳤다.

탄핵안이 부결된 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이번 대통령 탄핵심판은 모든 상원의원들이 심판관일 뿐 아니라 헌법상 범죄에 대한 목격자였던 사상 첫 사례였다”며 “공화당 의원들은 나라보다 트럼프를 선택했다. 트럼프에게 유죄평결을 내리지 못한 것은 미국 상원 역사에 오명으로 남을 것”이라고 공화당 의원들을 비판했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향후 대안으로 추진할 것인지에 대해 “불신임은 헌법의 얼굴에 뺨 한 대 때리는 것일 뿐이다. 불신임은 의사당에서 사람을 죽인, 내란을 선동한 이들한테 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하원은 지난달 6일 벌어진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의 내란 선동 책임을 물어 같은 달 13일 그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를 넘겨받은 상원은 지난 9일부터 심리를 벌였다. 애초 10~13일 나흘간 하원이 소추위원단과 트럼프 변호인단이 각각 이틀에 걸쳐 16시간씩 변론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트럼프 변호인단이 변론 시간을 4시간으로 대폭 줄임에 따라 13일 표결이 이뤄졌다. 변론에서 민주당의 탄핵소추위원들은 트럼프가 지난달 6일 지지자들 앞에서 “죽기살기로 싸우지 않으면 우리는 나라를 되찾을 수 없다”며 의사당으로 가라고 연설하는 모습과 이후 폭력 사태의 영상을 보여주면서 트럼프에게 선동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트럼프 변호인단은 이미 퇴임한 트럼프를 탄핵할 수 없으며, 트럼프의 연설은 헌법상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고 맞섰다.

이날 트럼프 탄핵안 부결은 지난 9일 트럼프에 대한 탄핵심판이 헌법에 맞는지에 대한 상원 표결에서 공화당 의원 전체 50명 중 6명만 합헌이라며 민주당에 가세했을 때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트럼프는 재임 중이던 2019년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그해 12월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됐으나 이듬해 2월 상원에서 부결됐다. 트럼프는 하원에서 두 차례 탄핵소추되고, 상원에서 두 번 다 무죄판결을 받는 진기록을 세웠다.

트럼프는 무죄선고 뒤 환영 성명을 내어 자신의 편을 들어준 의원들과 법률가들에 감사를 표했다. 이어 “이것은 우리나라 역사상 최대 마녀사냥의 또 다른 단계였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또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우리의 역사적이고 애국적이며 아름다운 운동은 이제 겨우 시작됐다”며 정치적 행보를 암시했다. 그는 “다가올 수개월에 나는 여러분과 함께 나눌 것이 많고, 우리의 모든 사람들을 위한 미국의 위대함을 이루기 위해 우리의 놀라운 여정을 계속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의회에서 두 차례나 탄핵을 모면한 트럼프 앞에는 검찰 수사가 줄줄이 놓여있다. 뉴욕주 검찰은 트럼프와 그의 회사들의 사기·탈세 혐의 등을 수사하고 있고, 조지아주 검찰은 트럼프가 브래드 래펜스퍼거 주 국무장관에게 전화 걸어 대선 결과 뒤집기를 시도한 것에 대해 수사중이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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