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호롤룰루로 향하던 유나이티드 항공의 보잉 777-200 기종 항공기 엔진에서 연기가 나오고 있다. 이 사고 직후 일본 정부는 같은 기종의 운항을 중단했고 미 연방항공청은 긴급 점검을 명령했다. 덴버/EPA 연합뉴스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호놀룰루로 향하던 유나이티드 항공의 보잉 777-200 항공기가 20일(현지시각) 엔진 파손 사고를 일으켜 비상 착륙한 것과 관련해 미 연방항공청(FAA)이 21일 긴급 점검 명령을 내렸다. 이에 앞서 일본 국토교통부는 이 기종에 대한 일시 운항 중단을 명령했다.
▲엔진 고장을 일으킨 유나이티드 항공의 보잉 777 항공기.
스티븐 딕슨 연방항공청 청장은 이날 성명을 내어 “사고 항공기의 엔진 고장을 전문가들과 점검해, 같은 엔진을 사용한 보잉 777 항공기에 대한 긴급 또는 강화된 점검 명령을 내리도록 했다”고 밝혔다. 점검 대상은 미국 보잉사가 제작한 777-200 항공기 가운데 ‘프랫앤드휘트니’의 피더블유(PW)4000 엔진을 사용한 기종이다. 발표 직후 유나이티드 항공은 같은 기종 24대의 운항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앞서 일본 국토교통부는 같은 기종을 운항하고 있는 일본항공(JAL)과 전일본공수(ANA)에 대해 추가 조처 여부를 검토할 때까지 운항을 중단하도록 했다고 <교도> 통신 등이 전했다. 일본 정부는 미국에서 전날 사고를 낸 항공기와 같은 기종의 일본항공 여객기가 지난해 12월4일 오키나와 나하공항에서 도쿄로 향하다가 나하공항 북쪽 100㎞ 지점에서 엔진 고장을 일으킨 바 있다고 밝혔다.
보잉사의 777-200 기종은 미국 국내선 운항용으로 1995년 처음 취항했으며, 한국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같은 기종의 여객기는 대한항공 12대, 아시아나항공 9대, 진에어 3대다. 이 기종은 프랫앤드휘트니, 롤스로이스, 제너럴 일렉트릭(GE) 등 3개 사의 엔진을 쓰고 있으며, 문제가 된 엔진은 프랫앤드휘트니 제품이다.
이 회사의 엔진은 지난 2018년 2월에도 미국에서 엔진 고장을 일으킨 바 있으며,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조사 결과 엔진의 팬 날개에 균열이 생긴 것을 확인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이에 따라 제작사는 날개에 대한 점검을 실시했으나 이번에 또 문제가 발생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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