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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베를린 미테구, 소녀상 ‘영구 존치’ 한다더니…

등록 2021-03-02 04:59수정 2021-03-02 07:53

베를린 미테구, 소녀상 ‘영구 존치’ 논의 실종…‘뒤집기’ 움직임도
한정화 코리안협의회 대표 “미테구청, 존치 관련 자료 안 내고, 답변 회피”
자민당 의원 3명은 “재공모전서 일반적인 전쟁 성폭력 (새) 작품 세우자”
독일 ‘우익에 반대하는 할머니들’의 한 회원이 지난달 19일(현지시각) 베를린 미테구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극우 폭력에 항의하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베를린/한주연 통신원
독일 ‘우익에 반대하는 할머니들’의 한 회원이 지난달 19일(현지시각) 베를린 미테구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극우 폭력에 항의하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베를린/한주연 통신원

지난해 12월 독일 베를린 미테구의회가 ‘평화의 소녀상 영구설치’ 결의안을 의결했으나, 영구존치 논의는 실종되고 사실상 ‘1년 뒤 철거’를 꾀하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베를린 코리아협의회 한정화 대표는 28일(현지시각) <한겨레>에 “지난해 1월 이후 베를린 미테구청은 소녀상 존치와 관련된 공식 자료를 내지 않고 있으며, 문의에도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녀상은 지난해 9월25일 미테구의 비르켄과 브레머 거리 교차점에 세워졌다. 일본의 집요한 압박에 미테구청이 같은해 10월7일 소녀상 철거 명령을 내렸으나, 코리아협의회 등 시민단체가 철거명령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연일 항의 시위를 열어 현지 여론과 의회를 설득했다. 결국 지난해 12월1일 미테구의회는 찬성 24 대 반대 5의 압도적 표차로 소녀상 영구설치 결의안을 의결하고, 영구설치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로 한 바 있다.

한 대표는 특히 지난 1월19일 독일 자유민주당(FDP) 소속 구의원 3명이 구의회에 제출한 안건을 우려했다. 이들 의원은 “전쟁 성폭력을 상징하는 미술작품 공모전을 다시 열어 (한-일 간 외교적 이슈인 소녀상 대신) 일반적인 전쟁 성폭력 문제를 다루는 작품을 세우자”는 안건을 내놓은 상태다. 이 안건은 1월28일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었지만 다행히 보류됐고, 현재 미테구 문화예술담당부에서 심의 중이다.

이 안건을 보면, 미술작품 공모전에 코리아협의회가 심사의원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고 한다. 한 대표는 “우리가 심사위원으로 들어가면 오히려 제안을 할 수가 없다”며 “이 안건을 보면 영구존치 결의는 묵살해버리고 소녀상은 1년만 설치할 거라고 못박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테구청 쪽의 미심쩍은 조처에도 불구하고 베를린 소녀상은 독일 평화·인권 운동의 성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익에 반대하는 할머니들’(오마스게겐레히츠·Omas gegen Rechts)은 매달 셋째 주 토요일 소녀상 앞에서 집회를 열어, 극우 총기난사 사건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식을 여는 등 평화운동을 하고 있다. 이 단체 활동가 레나테 크리스티안스(65)는 <한겨레>에 “소녀상은 근본주의 폭력이든, 인종주의든, 좌파 테러든, 우파 테러든 모든 종류의 폭력에 반대하는 뜻을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라고 생각한다”며 “이곳은 모든 폭력을 경고하는 장소”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단체 ‘용기’도 오는 6일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시위를 열 예정이다. 한 대표는 평화의 소녀상 영구존치를 위해 “코로나 봉쇄가 완화되고 날이 풀리면 소녀상 앞에서 평화에 대해 토론하고 문화 행사도 열어, 소녀상이 광범위한 평화를 상징한다는 점을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베를린/한주연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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