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오는 16~18일 일본과 한국을 잇따라 방문한다고 미 정부가 10일 공식 발표했다.
국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블링컨 장관과 오스틴 장관이 17~18일 서울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과 한-미 외교·국방(2+2) 장관회의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또 정 장관 및 다른 고위 관리들과 만나 양자, 국제적으로 중요한 문제들을 논의한다. 블링컨 장관은 아울러 인도·태평양 지역과 세계에 걸쳐 평화·안보·번영을 증진하는 데 있어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논의하기 위해 한국의 청년 지도자들과 화상 회의를 하고 언론인들과 화상 라운드테이블을 주최할 것이라고 국무부는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트위터에 “국무장관으로서 첫 해외 대면 방문에서 일본과 한국의 우리 친구와 동맹들을 만나기를 고대한다”고 적었다.
한-미 2+2 장관회의는 2016년 10월 워싱턴에서 열린 뒤 4년여 만이다. 정 장관은 방한 첫날인 17일 외교부에서 블링컨 장관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하고 한-미 관계, 한반도 문제, 지역·글로벌 협력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외교부는 밝혔다. 바이든 정부가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대북정책, 그리고 바이든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한-미-일 협력에 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블링컨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의 이번 방한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장관급 대표단의 첫 방한으로, 한반도 문제·지역·글로벌 협력에 대한 양국간 소통과 공조를 강화하고, 한-미 동맹을 한층 발전시켜 나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미 국방부도 보도자료를 내고 오스틴 장관이 일본, 한국을 방문한 뒤 인도까지 방문해 카운터파트 및 다른 고위 관리들과 만나 국제적 방위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하고, 국제 규칙과 법률 및 규범에 대한 존중을 토대로 하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한-미 외교·국방(2+2) 장관회의에 참석해 한국의 안보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약속을 재확인하고, 한-미 동맹이 여전히 동북아,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및 전 세계에서 평화·안보·번영의 핵심축(linchpin·린치핀)임을 강조할 것이라고 국방부는 밝혔다.
블링컨 장관과 오스틴 장관은 이에 앞서 16~17일 일본을 방문해 미-일 외교·국방(2+2) 장관회의를 한다. 블링컨 장관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 및 다른 고위 관리들과 만나 양 및 글로벌 이슈에 대해 논의한다. 블링컨 장관은 미-일 경제 유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을 논의기 위해 기업 지도자들과 화상으로 만난다. 또한 언론인들과 화상 라운드테이블을 하고 미-일 동맹의 미래, 좋은 통치의 증진과 민주주의 방어에서 자유 언론의 역할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블링컨 장관은 언론인들과 라운드테이블에서 “젠더 평등과 전세계 여성들을 위한 기회를 진전시키는 것의 광범위한 이점”에 대해서도 논의한다고 국무부는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일본과 한국을 잇따라 방문한 뒤 인도를 방문해 국방장관 및 다른 국가안보 고위 지도자들과 만나 자유롭고 번영하며 개방된 인도·태평양과 서인도양 지역을 위한 양국 간 방위 파트너십 심화와 협력 증진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국방부는 전했다.
블링컨 장관과 오스틴 장관의 이번 아시아 방문에 앞서 12일에는 미국, 일본, 인도, 오스트레일리아의 4개국 협의체인 ‘쿼드’ 첫 정상회의가 화상으로 열린다. 쿼드는 사실상 중국 견제를 위한 연대체로 알려져, 이 회의 직후 이어지는 블링컨 장관과 오스틴 장관의 아시아 방문에서도 ‘반중 블록’ 강화에 관한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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