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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중 ‘알래스카 맞짱’에 미국서 커지는 경고음

등록 2021-03-22 17:08수정 2021-03-23 02:34

미 “중국에 약점 간파당해” 위기감
중 “미국과 맞설 수 있다” 자신감
“중국인한테 안 통한다. 미국은 중국에 이래라저래라 할 자격 없다.” 미-중 고위급 전략대화에서 양제츠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한 발언을 담은 각종 기념품이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타오바오’ 갈무리
“중국인한테 안 통한다. 미국은 중국에 이래라저래라 할 자격 없다.” 미-중 고위급 전략대화에서 양제츠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한 발언을 담은 각종 기념품이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타오바오’ 갈무리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지난 18~19일 열린 미-중 고위급 전략대화의 후폭풍이 거세다. 미국 쪽에선 ‘달라진 중국’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는 반면, 중국에선 ‘미국과 맞설 수 있는 중국’에 환호하며 애국 열풍이 불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22일치에 ‘바이든 행정부를 향한 중국의 경고’란 제목의 사설을 올렸다. 신문은 “앵커리지 회담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관계인 미-중 관계의 향후 판세를 결정하는 중요한 회담이었다”며 “공개 석상은 물론 비공식 석상에서도 중국 쪽의 언사는 거칠었으며, 중국의 부상을 두고만 봤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로 돌아가기를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현 중국 지도부의 인식은 (베트남전 패전 이후) 미국 쇠퇴론이 유행처럼 번지고, 공산주의가 전세계에서 득세하던 1970년대의 소련 지도부의 인식과 별반 다르지 않다”며 “게다가 당시 소련보다 현재 중국의 경제력은 훨씬 막강하다”고 짚었다.

또 신문은 “앵커리지에서 바이든 행정부와 처음 대면한 중국 고위 인사가 내놓은 거친 발언은 미-중 관계의 새로운 현실을 극명히 보여줬다”며 “그의 연설은 (중국이) 미국의 취약성을 감지했다는 점을 일깨워준다”고 전했다. 이어 “쇠퇴하는 미국에 맞서 전략적 우위에 대한 자신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중국은 바이든 행정부의 가장 커다란 시험대이며, ‘앵커리지의 강연’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경고”라고 강조했다.

신문이 언급한 ‘강연’은 회담 첫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비판적 머리발언에 대한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의 반박 발언이다. 이날 양 정치국원은 통역을 포함해 무려 20분 동안이나 이어진 발언을 통해 “세계 절대다수의 국가는 미국의 가치가 국제적 가치이며, 미국이 말하는 게 국제 여론이며, 미국을 비롯한 소수 국가의 규칙이 국제사회의 규칙이라고 인정하지 않는다”며 “미국은 미국식 민주주의가 있고, 중국은 중국식 민주주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미국은 인권 문제를 비롯해 각 방면에서 산적한 국내 문제 해결에나 신경을 써야지, 중국의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해 왈가왈부해선 안 된다”며 “미국은 높은 곳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며 중국에 이래라저래라 할 자격이 없으며, 중국인은 이를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정치국원의 이런 발언은 “세계 무대에서 미국과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중국을 보여줬다”는 평가와 함께 중국 내부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회담 직후부터 타오바오·징둥 등 중국 거대 인터넷 쇼핑몰에선 그의 발언 내용을 담은 티셔츠와 휴대전화 케이스, 에코백과 우산, 라이터 등 기념품이 불티나게 팔리는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반미 애국주의’ 열풍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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