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누리꾼들이 ‘신장에서 생산된 면화’ 사용을 중단한 스웨덴 패션 브랜드 H&M 등의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26일 베이징의 대형 H&M 매장 앞을 지나쳐가는 시민들이 보인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강제노역 등 인권탄압 논란 속에 중국 신장웨이우얼(위구르)에서 생산된 면화에 이어 인견(비스코스)도 국제사회의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견은 폴리에스터와 면에 이어 의류업계에서 세번째로 많이 사용하는 섬유다.
29일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의 보도를 종합하면, 세계 인견 생산량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인견의 20% 가량은 국영기업인 ‘신장 종타이 화학’이 생산한다. 특히 중국 당국이 인견 생산량 증가를 독려하고 나서면서, 지난 2012년 65만t이던 신장 지역의 연간 인견 생산량은 올해 95만톤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신문은 “종타이 화학을 포함한 인견 생산시설은 미국의 제재 대상인 ‘신장생산건설병단’ 관할 지역에 위치해 있다”며 “위성사진 분석 결과, 인견 공장 대부분이 위구르족 집단 수용시설로 의심되는 장소와 인접해 있다”고 전했다. 중국 쪽은 이들 시설을 ‘직업 교육용’이라고 주장한다.
앞서 중국 당국은 지난 2015년 신장 지역 인견 업계 노동자 규모를 2017년과 2020년까지 각각 30만명과 60만명으로 확대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경제 전문지 <마켓워치>의 보도를 보면, 중국은 지난 2017년을 기준으로 세계 최대 인견 생산국(60.79%)이자 소비국(65.53%)이다.
강제노역 논란 속에 주요 의류업체가 신장산 면화 사용 중단을 속속 선언하면서, 지난해 중국의 미국에 대한 면화 제품 수출은 전년 대비 약 40%나 폭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임기를 며칠 남기지 않은 지난 1월 중순 신장산 면화 제품 수입을 아예 금지시켰다. 중국은 세계 2위 면화생산국으로, 전체 생산량의 87% 가량을 신장이 책임지고 있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미 의회가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이 통과되면, 강제노역과 무관하다는 점을 별도로 증명하지 않은 신장에서 생산된 모든 제품이 수입 금지된다”며 “면화에 이어 인견까지 제대 대상이 된다면, 의류업계를 중심으로 파장이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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