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국제일반

‘플로이드 사건’ 증인들 “더 개입할 걸…사과하며 며칠 밤 새워”

등록 2021-03-31 11:22수정 2021-04-01 02:48

경찰관 재판…영상 촬영해 세계에 알린 프레이저
지난해 5월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짓눌러 숨지게 한 전 경찰관 데릭 쇼빈에 대한 재판 이틀째인 30일(현지시각) 당시 목격자인 소방관 제네비브 핸슨이 미네소타주 헤너핀카우티 지방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눈물을 닦고 있다. 법원 텔레비전 화면 갈무리. AP 연합뉴스
지난해 5월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짓눌러 숨지게 한 전 경찰관 데릭 쇼빈에 대한 재판 이틀째인 30일(현지시각) 당시 목격자인 소방관 제네비브 핸슨이 미네소타주 헤너핀카우티 지방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눈물을 닦고 있다. 법원 텔레비전 화면 갈무리. AP 연합뉴스
“내가 더 개입하지 않은 걸 미안해 하면서 며칠 밤을 지새웠어요.”

지난해 5월25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짓눌러 숨지게 한 전 경찰관 데릭 쇼빈(45)의 재판에서 30일(현지시각) 목격자들은 당시의 참혹한 장면을 회상하면서 쇼빈의 행위에 대한 분노, 그리고 자신들이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던 데 대한 죄책감을 털어놨다. 재판은 미네소타주 헤너핀카우티 지방법원에서 전날에 이어 이틀째 진행됐다.

플로이드가 체포되는 과정에서 약 9분 동안 쇼빈의 무릎에 짓눌려 숨지는 모습을 동영상 촬영해 전세계에 알린 다넬라 프레이저(18·당시 17살))는 법정에서 “플로이드에게서 내 아버지, 오빠, 사촌, 친구들을 봤다. 왜냐면 그들 모두 흑인이기 때문”이라며 당시를 회고했다. 프레이저는 “내가 더 무언가를 하지 않고 물리적으로 관여하지 않아서 그의 목숨을 구하지 않은 것을 플로이드에게 사과하고 또 사과하면서 여러 밤을 지새웠다”고 울먹이면서 말했다. 프레이저는 그러나 같은 법정 안에 앉아있는 쇼빈을 언급하면서 “그건(플로이드를 살리는 일) 내가 했어야 할 일이 아니라 그(쇼빈)가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프레이저는 “그건 옳지 않았다. 우리 모두 다 그게 옳지 않았다는 걸 안다”고 말했다.

프레이저는 당시 플로이드가 공포에 질려서 살려달라고 애원했다며 “그는 이미 끝난 것을 알았던 것 같다. 고통을 겪고 있었다”고 당시를 묘사했다. 프레이저는 행인들이 경찰관들에게 그만 두라고 했을 때 쇼빈이 “무정하고 차가운 얼굴”로 바라보면서 전혀 개의치 않는 듯 했다고 전했다. 프레이저는 쇼빈이 곤봉에 손을 대려할 때, 그가 행인들에게 무슨 짓을 할지 몰라서 겁먹었다고 했다.

이날 재판은 법원 텔레비전을 통해 생중계됐으나, 프레이저를 비롯한 미성년 증인들은 추가적 트라우마를 입을 가능성 때문에 얼굴은 중계되지 않았다. 또 다른 목격자인 앨리사 퓨너리(18)도 증인으로 출석해 “내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고 느껴서 힘들었다”고 울먹였다. 친구와 함께 현장을 목격했다는 캐일린 애슐리 길버트(17)는 쇼빈이 플로이드를 제압하는 모습을 “그의 목을 파고드는 것 같았다. 필요 이상으로 그의 목에 많은 압력을 가하고 있었다”며 “우리가 차에서 처음 내렸을 때 플로이드는 말을 했는데 이후 더이상 말을 하지 않았고, 눈을 감고 움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당시 경찰관들에게 “왜 아직도 누르고 있냐. 더이상 잘못하는 게 없지 않냐”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비번 중에 현장을 목격한 소방관 제네비브 핸슨은 경찰관들에게 플로이드의 맥박을 체크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상황을 설명하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핸슨은 쇼빈이 가한 압력으로 플로이드의 얼굴이 부어올랐고, 숨질 때 방광이 풀린 듯 플로이드의 몸에서 액체가 나오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그는 만약 플로이드에게 접근하도록 허락됐다면 그의 기도를 확인하고 척수 손상을 걱정했을 것이라면서 “만약 맥박이 안 잡혔다면 흉부압박을 시작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헨슨은 소방서가 세 블럭 밖에 떨어지지 않았는데 왜 구조대원이 더 빨리 움직이지 않았는지 혼란스러웠다며 “내가 911에 즉시 전화를 했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고 말했다.

다른 목격자인 도널드 윌리엄스는 플로이드가 구급차로 옮겨진 뒤 911에 신고를 했다며 “내가 살인을 목격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쇼빈은 2급 살인과 2급 우발적 살인, 3급 살인 등 3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