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가 지난 9일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다카/EPA 연합뉴스
격화하는 미-중 갈등 속에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가 조만간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워싱턴 포스트>가 10일 보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 고위 당국자의 첫 중국 방문이다.
신문은 복수의 소식통 말을 따 “케리 특사가 12일로 시작되는 주에 중국 상하이를 방문해 셰전화 중국 기후변화 사무 특별대표와 양국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이번 방문은 인도와 아랍에미리트, 방글라데시 등 케리 특사의 아시아 순방 일정의 일환”이라며 “케리 특사의 방중이 막판에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케리 특사는 지난달 23일 중국 주최로 화상으로 열린 연례 ‘장관급 기후행동’ 회의에 참석해 셰 특별대표와 대면했으며, 회의를 전후로 논의를 지속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국가환경호보총국장을 지낸 셰 특별대표는 지난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 체결 당시 국무장관이던 케리 특사와 협상을 주도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날 파리기후변화협정 복귀를 결정할 정도로 기후변화 문제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대선 후보 시절에도 기후변화를 미-중 간 협력이 가능한 몇 안 되는 분야로 꼽아왔다. 앞서 지난달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전략대화 때도 공개석상에선 날선 공방전을 이어갔지만, 비공개 회담에선 기후변화를 비롯한 양국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달 20일 “중-미 간 기후변화 관련 소통과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실무그룹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미 국무부가 이튿날 “세계 양대 온시가스 배출국으로서 미-중은 기후변화와 관련해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면서도 “공식 실무그룹 구성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반박해 미묘한 입장 차를 보인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2~23일 화상으로 열리는 기후변화 정상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초청한 상태지만, 중국 쪽은 아직 참석 여부를 확정·통보하지 않은 상태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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