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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반테러 전쟁 20년’ 마침표…바이든, 9월11일까지 아프간서 미군 철수

등록 2021-04-14 08:34수정 2021-04-15 02:41

바이든 대통령, 철군 일정 등 발표 예정
트럼프-탈레반 합의한 5월1일보다 늦어져
미 민주-공화 양당 철군 찬반 논쟁 일어
탈레반 “외국군 철수때까지 평화협상 거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을 오는 9월11일까지 완전 철수하기로 했다. 9월11일은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전쟁인 아프간 전쟁을 촉발한 9·11 테러 20년 되는 날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각)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에 관한 계획과 일정을 발표할 것이라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기자들에게 “9·11 20주년 전에 모든 미군을 뺀다는 계획”이라며 “우리는 아프간에서 미국으로 가해지는 위협이, 그곳에 지속적인 군 주둔 없이 그리고 탈레반과 전쟁하면서 남아있지 않아도 대처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한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철군은 5월1일 이전에 시작될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말했다. 현재 아프간에는 공식적으로 25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지난해 2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아프간의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과 미군·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제동맹군을 철수하기로 합의한 ‘5월1일’보다 완전 철수 시점이 4개월 늦춰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아프간 철군과 관련해, 기술적인 이유라면서 “5월1일 시한을 맞추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에 9·11을 철군 시한으로 제시한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완수 못한 아프간에서의 ‘끝없는 전쟁’ 종식을 임기 첫해에 해내겠다는 의지다. 또한 미 정부가 애초 약속했던 5월1일 시점을 몇달 넘기되 구체적인 철군 일정표를 제시함으로써 탈레반의 무력 반발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에 군사적 해결책은 없고 우리는 그곳에 너무 오래 있었다는 시각을 일관되게 유지해왔다”고 말했다. 미 고위 당국자는 “대통령은 조건에 기반한 접근법은 아프간에 영원히 남게하는 방안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탈레반이 무력 행위를 중단해야 철군한다는 등의 조건을 따지다보면 아프간 전쟁을 영영 끝낼 수 없다고 본다는 얘기다.

바이든 정부가 9월까지 아프간 철군을 마친다면, 미국을 깊은 수렁에 빠뜨린 아프간 전쟁은 20년 만에 종식된다. 영국 <더 타임스>는 아프간 주둔 미군의 기지와 시설에 크게 의존하는 영국군 또한 병력을 거의 철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유럽을 방문 중인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들과 아프간 철군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 안에서는 아프간 철군 결정을 두고 여야를 교차해 찬반 논쟁이 일고 있다.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아직 완파되지 않은 적(탈레반) 앞에서 퇴각하는 것이고 미국의 리더십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상원 외교위원인 민주당의 진 샤힌 의원은 “미국은 안전한 미래에 대한 검증가능한 보장 없이 떠나기에는 아프간 안정을 위해 너무도 많은 희생을 치렀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에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미 국가정보국장실(ODNI)은 이날 공개한 ‘정보당국의 연례위협평가’ 보고서에서 “동맹군이 철수하면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을 저지하느라 고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끝없는 전쟁을 부추겨온 사람들은 지난 15년 동안 ‘우리가 조금만 더 아프간에 남아있으면 탈레반이 포기하고 아프간 정부가 추스를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들은 아프간에 미군을 무기한으로 두고 있으면 앞으로 15년 동안 똑같은 말을 할 것”이라며 철군을 지지했다.

모하마드 나임 탈레반 대변인은 미국의 ‘9월까지 완전 철군’ 방침이 알려진 뒤, 아프간에서 모든 외국군이 물러날 때까지 평화협상에 임하지 않겠다고 트위터로 밝혔다. 탈레반은 지난달에는 미국이 5월1일 철군 시한을 지키지 않으면 외국 군대에 대한 공격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1년 9월11일 이슬람 무장 단체인 알카에다는 여객기를 납치해 뉴욕 세계무역센터에 충돌하는 테러를 일으켰다. 조지 부시 당시 미 대통령은 테러 배후로 지목된 알카에다의 수괴 오사마 빈 라덴에게 탈레반이 근거지를 제공했다고 보고 빈 라덴을 미국으로 넘길 것을 요구했다. 탈레반이 이를 거부하자 10월7일 미국과 영국 연합군은 ‘항구적 자유’로 명명한 아프간 침공을 개시했다. 19년 넘게 지속된 이 전쟁으로 2000명 넘는 미군과 최소 10만명의 아프간 민간인이 사망했다.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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