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대만 총통부를 방문한 크리스 도드 전 미국 상원의원(왼쪽)이 차이잉원 총통의 환영사를 듣고 있다. 타이베이/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비공식’ 대표단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예방해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이에 맞서 중국군은 대만 남서부 남중국해 해상에서 실탄 사격훈련에 돌입했다.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중 갈등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15일 대만 <자유시보>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차이이원 총통은 이날 오전 총통부에서 전날 대만에 도착한 크리스 도드 전 상원의원과 리처드 아미티지,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미 국무부 부장관 등 미 대표단을 접견했다. 미국 쪽은 ‘비공식’ 대표단이라고 강조했지만, 대만 총통부는 이날 차이 총통의 대표단 접견 장면을 유튜브 등으로 생중계하는 등 적극 홍보에 나섰다.
차이 총통은 환영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선거 때부터 대만과 관계를 심화하겠다고 밝혔다”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대표단이 방문한 것은 대만과 미국의 동반자 관계가 지속적으로 심화하고 있음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이어 차이 총통은 “최근 중국은 대만 주변에 군함과 군용기를 보내 훈련을 벌이는 등 인도-태평양 지역의 현상 변경을 시도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역내 평화와 안정이 위협받고 있다”며 “대만은 미국을 포함해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와 함께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고, 모험주의적 행태와 도발을 저지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답사에 나선 도드 전 상원의원은 대만을 방문한 대표단의 면면이 ‘초당적’이란 점을 강조했다. 도드 전 의원과 스타인버그 전 부장관은 민주당원이며,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공화당원이다.
도드 의원은 “오랜 친구인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대만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재확인 한다”며 “경제 협력 심화와 민주적 가치 공유, 안보 협력 강화 등 대만과 미국의 동반자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만이 국제무대 활동 공간을 넓히고, 자국 방어를 위한 나서는 것을 지원하는 등 미국은 대만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쪽은 ‘무력 시위’로 불편한 심기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중국 해사국은 전날 자료를 내어 “15일부터 20일까지 6일 동안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남중국해 난펑열도 부근 해상에서 실탄 발사훈련을 실시한다”며, 선박 등의 주변 해상 출입을 금지시켰다. 훈련 예고지역은 대만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남중국해 둥샤(프라타스) 군도 인근 분쟁 수역에 가깝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중국 쪽 군사전문가의 말을 따 “이번 훈련은 대만은 물론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강조하기 위한 일종의 ‘주권 선언’이자, 이 두가지 문제에 대해 개입하지 말라고 외세에 보내는 분명한 경고”라고 전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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