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2월1일 인터뷰를 하는 빌 게이츠와 부인 멜린다. 이들은 3일 결혼 27년만에 이혼을 발표했다. AP 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한 빌 게이츠(65)와 부인 멜린다 게이츠(56)가 이혼한다고 밝혔다.
빌과 멜린다는 4일 “우리는 더이상 부부로서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믿지 않는다”며 결혼 27년 만에 이혼한다고 밝혔다.
그들은 트위터에 “우리 관계를 놓고 많이 생각한 끝에 우리 결혼을 끝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멜린다가 빌의 회사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한 1980년대 후반에 만났다. 그들 사이에는 3명의 자녀가 있다.
사업이 성공한 뒤 이들 부부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운영하며 자선 사업을 펼쳐왔다. 이들의 게이츠 재단은 감염병 퇴치와 어린이에 대한 백신 제공 등에 지금까지 538억달러를 사용해왔다. 게이츠 부부는 또 투자자 워런 버핏 등과 함께 억만장자들이 자신들의 부를 선의에 기부하는데 촉구하는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재산 사회 환원)’ 운동을 이끌고 있다.
게이츠 부부는 “우리는 그런 사명에 대한 믿음을 계속 공유하고 있고, 재단에서 함께 계속 일할 것이지만, 우리 삶의 다음 국면에서 부부로서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더이상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들은 “우리가 이 새로운 인생을 항해하기 시작하면서 우리 가족의 공간과 사생활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빌 게이츠는 세계에서 4번째 부자다. <블룸버그>의 억만장자 순위에 따르면, 그의 순자산은 1460억달러(약 163조7600억원)에 달한다. 세금 신고 내역을 보면, 게이츠 재단의 자산은 510억달러(약 57조 1500억원)가 넘는다.
멜린다는 1987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관리자로 입사해서, 빌 게이츠를 만났다. 멜린다는 그해 뉴욕에서 열린 업무 만찬 때 빌과 자리를 함께하며 인연을 맺었다. 멜린다는 그의 회고록 <부상의 순간>에서 “나는 늦게 가서, 모든 테이블이 찼다. 오직 한 테이블의 두 좌석만이 나란이 비어있었다. 내가 그 자리에 앉자, 몇분 뒤에 빌이 도착해 옆에 앉았다”고 그들의 만남을 적었다.
두 사람은 1994년에 하와이에서 결혼했다. 그들은 원치않는 손님들의 비행을 막으려고 당시 하와이의 모든 헬기를 예약한 일화도 있다.
빌 게이츠는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 이사회에서 물러나, 현재 자선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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