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각)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시민들이 전날 폭탄테러로 인한 희생자들의 책과 옷 등을 바라보고 있다. 카불/EPA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에서 지난 5년 동안 공습으로 죽거나 다친 어린이가 1600명에 이른다는 조사가 나왔다. 아프간은 지난 8일 수도 카불에서 차량 폭탄테러가 발생해 여고생 수십 명이 사망하는 등 아동·청소년 사망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10일 <알자지라> 보도를 보면,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무장 폭력에 대한 행동’(AOAV)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아프간에서 공습으로 인해 397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1598명이 어린이였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절반인 785명의 어린이가 사망했고, 부상한 어린이는 813명이었다. 전체 공습 사상자 10명 중 4명꼴로, 해마다 300명 이상의 어린이가 공습으로 죽거나 다친 것이다. 전체 사상자 3977명 중에서는 2122명이 죽고, 1855명이 다쳤다.
공습 사상자는 2017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그해 10월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교전규칙을 느슨하게 하면서, 탈레반 등 적들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나 아프간 군대에 가까이 접근하지 않더라도 공습을 할 수 있게 됐다. 아프간 유엔지원사절단(UNAMA) 자료를 보면, 공습으로 인한 사상자 수는 2017년보다 2019년에 3배 이상 증가했다.
비극적인 사건인 민간 주택단지 참사도 2018년 발생했다. 그해 7월 쿤드즈주 차하르다라 지구 주택가에서 아프간군이 지상작전을 하는 도중, 한 가족이 현지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는데 미군이 곧바로 미사일을 발사해 건물이 붕괴했다. 이 공습으로 아프간 여성과 어린이 14명이 숨졌다.
국제아동구호 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의 아프간 책임자인 크리스 니아만디는 “이는 슬프지만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며 “아프간은 몇 년 동안 어린이들에게 가장 치명적인 나라였다”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한편 지난 8일 아프간 카불 서쪽의 한 고교 앞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숨진 희생자가 애초 50여명에서 68명으로 늘었다. 이들 중 대부분은 고교에 재학하는 여고생들이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테러 배후로 탈레반을 지목했고, 탈레반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지난달 중순 ‘오는 9월11일 철군을 완료하겠다’고 발표했고, 미군은 이달 초부터 철군하기 시작했다. 아프간 당국은 탈레반 등의 공격이 예상된다며 고도의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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