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이 팔레스타인 쪽에서 쏜 로켓포를 요격하고 있다. 아쉬도드/AFP 연합뉴스
사망자 28명 대 3명. 동예루살렘 정착촌 건설을 둘러싼 갈등으로 촉발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11일(현지시각) 무력 충돌에서 또 다시 팔레스타인 쪽이 일방적인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화력의 절대적 우위를 앞세운 이스라엘의 사실상 무차별 타격이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마음 놓고 타격할 수 있는 것은 단거리 로켓포를 공중에서 요격시킬 수 있는 ‘아이언 돔’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 이스라엘은 ‘성벽의 수호자’라는 작전명으로 전투기 등을 동원해 가자지구 등 팔레스타인 거주지를 폭격했고, 팔레스타인은 ‘예루살렘의 검’이라는 작전명으로 이스라엘 남부를 겨냥해 로켓포를 날렸다.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의 공습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반면, 이스라엘은 10년 전 배치한 ‘아이언 돔’으로 팔레스타인의 로켓포를 대부분 격추했다. 아이언 돔의 격추율은 90%가 넘는다는 게 제조사 쪽 주장이다.
2011년 실전 배치된 아이언돔은 이스라엘 방산기업 라파엘사와 이스라엘항공산업(IAI)이 개발한 단거리 로켓포 방어체계다. 짧게는 4㎞에서 최대 70㎞까지 요격이 가능하다. 실제 이스라엘군이 이날 트위터에 공개한 영상을 보면 아이언 돔에서 발사한 미사일들은 팔레스타인 쪽에서 날아온 로켓포를 따라가 부닥쳐 로켓포를 공중에서 폭발시켰다.
아이언 돔 1개 조는 요격 미사일 20발을 발사할 수 있는 발사 차량 3대와 탐지레이더, 추적시스템, 사격통제장치 등으로 구성된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은 전했다. 아이언 돔에서 발사하는 요격미사일은 한 발에 5만 달러 안팎이다. 아이언 돔은 날아오는 로켓포의 궤적을 분석해, 인구 밀집지역이나 주요 시설에 떨어질 위험이 있을 경우에 요격미사일을 날린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쪽이 이틀간 이스라엘을 겨냥해 발사한 로켓포는 800발이 넘는다고 밝혔다. 이 중 다수가 아이언 돔에 의해 요격됐고, 일부가 이스라엘 남부 아쉬도드, 아슈켈론, 등 민간인 거주지역과 학교 등을 강타했다.
한국 국방부는 지난해 8월 향후 5년 이내에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으로부터 수도권 및 핵심 중요시설을 방호할 수 있는 요격체계인 ‘한국형 아이언돔’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거리가 40㎞가 넘는 장사정포는 북한의 방사포(다연장로켓)와 170㎜ 자주포를 가리키는 것으로, 북한의 핵심 재래식 전력이다. 군은 그동안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를 구축해 왔으나, 스커드 등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것으로 장사정포에는 속수무책이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