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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중 탄압에…대만 ‘핑궈(빈과)일보’ 발행 중단

등록 2021-05-18 12:00수정 2021-05-19 02:04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 사주 수감
18년 역사 매듭…“국가의 사법탄압”
온라인 유지…홍콩 ‘핑궈일보’ 위기
대만 <핑궈(빈과)일보>의 17일치 인쇄본. 기자 등의 사인이 적혀 있다. 누리집 갈무리
대만 <핑궈(빈과)일보>의 17일치 인쇄본. 기자 등의 사인이 적혀 있다. 누리집 갈무리

홍콩과 대만에서 발행해온 반중 성향 <핑궈(빈과)일보>가 18일부터 대만판 인쇄본 발행을 중단했다. 변화된 미디어 환경과 더불어 사주 지미 라이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탄압이 영향을 미쳤다.

<핑궈일보>는 전날 온라인 기사를 통해 “18년 만에 대만판 인쇄를 중단한다”며 독자들에게 작별인사를 건넸다. 이 신문은 “전세계 모든 언론이 직면한 많은 심각한 도전과 (모회사인) 넥스트디지털에 대한 국가 차원의 사법 탄압”이 발행 중단의 이유가 됐다고 밝혔다.

대만 <핑궈일보>는 17일 치 지면에 ‘다시 만나요’라는 큰 제목으로 그동안 보도했던 기사 등을 정리해 실었다. 마지막 <핑궈일보>를 사려는 이들이 이날 오전 가판대에 몰려들었다. “다른 언론보다 <핑궈일보>가 중립적이어서 즐겨 봤다”고 말하는 독자와 창간 초기 사과를 선물받은 것을 기억하는 독자 등이 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1995년 홍콩에서 발행을 시작한 <핑궈일보>는 1997년 중국에 반환된 홍콩의 독립과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성향으로 주목받았다. 2003년부터는 대만판 발행을 시작했다. ‘핑궈’는 사과라는 뜻으로, 사주 지미 라이가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에 착안해 지었다고 한다.

대만 인쇄본 발행 중단으로 인쇄 부문 직원과 일부 중견 기자 등 326명이 회사를 떠났지만, 온라인 부문은 유지한다. 대만 <핑궈일보>는 마지막 종이 지면에서 “<핑궈일보>의 가치를 지키고 온라인 콘텐츠의 질을 향상하겠다”고 밝혔다.

대만 <핑궈일보>의 발행 중단은 미디어 업계의 변화와 함께 중국 정부의 탄압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중국 공안당국은 이 신문의 사주이자 홍콩 시민사회 원로인 지미 라이에 대해 지속적인 탄압을 가해왔다.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를 주도한 지미 라이는 지난달 불법집회 조직·가담 등의 혐의로 징역 14개월형을 선고받고 현재 수감 상태에 있다. 지난 14일에는 <핑궈일보>의 모회사 넥스트디지털의 주식과 지미 라이의 은행계좌 3개의 거래가 동결됐다. 홍콩보안법 43조3항,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범죄에 사용되거나 사용될 우려가 있는 자산을 동결·압류할 수 있도록 한 이 규정이 적용됐다. 본사 격인 홍콩 <핑궈일보> 역시 지난 15일 “경영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앞으로 9~10개월 정도 버틸 수 있다”며 위기를 토로한 바 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홍콩판 국가보안법 위반죄로 기소된 홍콩 시민사회 원로 지미 라이(73) &lt;핑궈일보&gt; 창간 사주가 수갑과 쇠줄까지 채워진 채 지난 2월12일 교도관에 이끌려 법정으로 출두하고 있다. 홍콩/AP 연합뉴스
홍콩판 국가보안법 위반죄로 기소된 홍콩 시민사회 원로 지미 라이(73) <핑궈일보> 창간 사주가 수갑과 쇠줄까지 채워진 채 지난 2월12일 교도관에 이끌려 법정으로 출두하고 있다. 홍콩/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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