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20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21일(현지시각)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해 “우리는 물론 북한이 논의의 중심 주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백악관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0일 정례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변했다. 그는 “하지만 그들은 기후, 경제 파트너십, 중국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다. 그것들은 모두 내일 양자 대화와 만남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코로나19 백신 공유와 반도체·배터리 등 기술 협력 및 투자, 중국 문제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 안정, 기후변화 대처 등이 두루 논의되겠지만 북한 문제도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는 얘기다.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논의하고 북-미 대화를 이끌낼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전날 한-미 정상회담 관련 기자 브리핑에서 “이번 (문 대통령의) 방문이 북한의 도전 그리고 두 나라가 어떻게 대화에서 전진해나갈 수 있을지에 관한 논의에 상당한 분량을 쓸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면 회담을 할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것이 그의 의제에서 맨 위에 있을 거라고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은 중국 견제 성격의 미국·일본·인도·오스트레일리아 4개국 협의체인 쿼드에 한국이 참여하는 문제에는 거리를 유지했다. 그는 “쿼드 멤버십에 변화를 주는 것과 관련해 예측하거나 예상할 게 없다”며 “한국은 미국에 대단히 중요한 파트너”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이 한-미-일 3국 협력 등 다양한 형태의 협의체와 국제기구 등에서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지난 18일 <연합뉴스> 서면 인터뷰에서 “현 시점에서 쿼드를 확대할 계획은 없다”며 “우리는 역내 협력을 계속 확대할 방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쿼드에 한국이 참여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을 통한 역내 협력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정상회담 뒤 내놓을 공동성명에도 중국 견제를 염두에 두고 지역 내 평화와 안정에 관한 표현이 포함될 것이라고 미 고위 당국자는 전했다.
사키 대변인은 미국의 코로나19 백신을 한국과 공유하는 문제에 대한 질문에 “두 지도자들은 분명히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미국이 한국을 지원할 방법과 전세계의 팬데믹과 싸우는 데 협력할 방법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을 어떻게 균등하고 공평하게 세계와 공유할지에 관한 결정이 아직 진행중이라며 “그 평가가 내일(정상회담)에 앞서 결정되지는 않을 걸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화이자, 모너나, 얀센 백신 2000만회분을 6월말 이전에 외국으로 보내겠다고 최근 밝혔다. 한국은 미국의 백신을 상반기에 공급받고 이후 여유분으로 되갚는 ‘백신 스와프’를 추진하고 있으며, 모더나 백신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하기로 하는 등 한국을 ‘백신 허브’로 구축하는 방안도 협의중이다. 문 대통령 방미 기간 중에 ‘백신 동맹’과 관련된 행사들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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