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마그네슘등 60년전보다 절반 뚝…영 학자 “집약적 기업생산 탓”
우유와 고기에 들어있는 미네랄 성분이 60년 전에 비해 크게 줄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일 보도했다.
영양학자인 데이비드 토마스가 1940년과 2002년 영국 정부의 식품 성분분석표를 비교·분석해 이달치 <식품> 잡지에 실은 보고서를 보면, 소 엉덩이살 스테이크의 철 성분은 55%, 마그네슘은 7% 감소했다. 15가지 육류의 철 함량은 평균 47% 줄었다.
우유의 철분 함량도 60% 이상 줄었다. 칼슘과 마그네슘도 각각 2%와 21% 감소했다. 크림과 8종의 치즈에서는 50% 이상 철분이 감소했다. 체더치즈는 칼슘 9%, 마그네슘 38%, 철분 47%가 감소했다. 파르메산 치즈에서는 마그네슘이 70% 줄었고, 철분은 전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토마스는 토지의 이용 효율을 높인 집약적인 농법과 기업적인 생산방법이 이런 현상을 불러온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2000년 과일과 채소의 영양분을 분석한 결과 비슷한 현상을 발견해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식품위원회의 팀 로브스틴 위원장은 “오늘날 농법은 토양이 스스로 비옥해지기를 기다리지 못하고, 식물과 사람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영양소를 대체하지 못하는 화학비료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카슬대 연구팀의 길리언 버틀러 연구원은 “식물이 빨리 자라면 자랄수록 흡수하는 영양소가 그만큼 적어진다”고 말했다.
레오 베르토치 이탈리아 파르메산 컨소시엄 대표는 “치즈를 만드는 방법은 예나 지금이나 변화가 없으나 우유는 달라졌다”며 “요새 젖소는 5~6배나 많은 우유를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분석방법과 운송·저장 등에서 큰 변화가 있기 때문에 당시와 지금 제품의 성분을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김학준 기자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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