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이 배석한 가운데 국민들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호소하고 있다. 그는 6월을 백신 접종 확대를 위한 ‘국가 행동의 달’로 선언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비율을 높이기 위해 흑인 이발소·미용실과 제휴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등 민-관 총력전에 나섰다. 독립기념일인 7월4일까지 미국 성인의 70%가 최소 1회 백신 접종을 마치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2일(현지시각) 현재 최소 한 차례 백신을 맞은 미국 성인 비율은 62.9%, 전체 인구로 치면 50.8%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6월을 백신 접종 확대를 위한 ‘국가 행동의 달’로 선언하고 “결승점까지 가기 위해 나라 전체에 걸쳐 모든 이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화당 지지자들이 상대적으로 백신 접종을 꺼리는 것을 의식한 듯 “백신 맞는 것은 당파적인 게 아니다”라며 “민주당과 공화당 정부 아래에서 과학(연구)이 행해졌고, 첫번째 백신은 공화당 대통령(도널드 트럼프) 아래서 승인됐다”고 강조했다. 역시 백신을 꺼리는 젊은이들을 향해서는 “백신 안 맞으면 머지않아 코로나19에 걸리고, 당신들의 건강에 아직 확실히 모르는 장기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접 접종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직접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에 맞서는 흑인 연합’ 등 단체들과 협력해 ‘가게에서 접종을’ 캠페인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흑인들의 접종 비율이 낮은 점을 고려해, 이들의 사랑방과 같은 장소인 이발소, 미용실을 백신 도우미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미용사 등에게 백신에 대한 교육을 시키고, 이들을 통해 지역 사회에 정확한 정보를 전파하고 접종 예약도 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메릴랜드주 일부 지역에서 시행된 것을 모델로 삼았다.
오는 5일에는 수천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문 두드리며 지역을 돌면서 백신 접종을 촉구하는 ‘가가호호 방문 주말’ 캠페인을 시작한다. 7월4일까지 백신 접종 비율이 가장 빠른 도시가 어딘지 시장들을 대상으로 경쟁도 연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간 기업, 단체들이 주관하는 경품 등 인센티브 제도도 언급했다. 식료품점인 크로거는 자체 약국에서 백신 맞은 누군가에게 매주 100만달러를 제공할 예정이다. 미 프로농구(NBA)와 미 프로야구(MLB) 등 주요 스포츠 경기장에서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는 점도 설명했다. 버드와이저 등을 생산하는 맥주 기업인 앤하이저-부시는 바이든 대통령의 접종률 70% 목표에 도달하면 7월4일에 공짜 맥주를 제공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신 맞고 맥주 한 잔 하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신 접종 확대를 위해 국민이 각자의 역할을 해달라고 거듭 촉구하면서 “70% 목표를 달성해 더 자유롭고 안전한 여름으로 가자. 진정으로 역사적인 독립기념일을 축하하자”고 말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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