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의 지도자 아부바카르 셰카우의 2012년 1월 모습. 당시 촬영된 비디오 영상에서 캡처. AP 연합뉴스
2014년 여학생 270여명을 납치해 국제적으로 악명을 떨친 나이지리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의 지도자 아부바카르 셰카우가 사망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비비시>(BBC) 등은 6일(현지시각) 보코하람과 경쟁관계인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지부(ISWAP)의 음성 자료를 바탕으로, 셰카우가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ISWAP의 지도자 아부무사브 알바르나위의 음성이 담긴 이 자료에는 셰카우가 지난달 18일께 ISWAP와의 전투 과정에서 쫓기다가 폭탄을 터트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사망설이 나온 지 보름 넘게 지났지만 보코하람은 아직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나이지리아 정부도 공식 확인을 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셰카우 사망설이 몇 차례 있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고 <비비시>는 전했다.
셰카우가 사망할 경우, 나이지리아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한 테러 단체의 역학 관계가 변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2000년대 초부터 나이지리아 북동부를 중심으로 활동해 온 보코하람은 2016년 보코하람에서 떨어져 나간 세력들이 모인 ISWAP와 경쟁해 왔다. 두 단체는 종종 전투를 하는 등 대립해 왔고, 최근 들어 ISWAP가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여왔다. <비비시>는 셰카우의 죽음으로 ISWAP가 보코하람을 흡수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셰카우는 보코하람 창시자인 무함마드 유수프가 2009년 정부군에 의해 사살된 뒤 두 번째 지도자가 됐다. 2014년 나이지리아 북동부 치복에서 여학생 270여명을 납치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유엔(UN)은 물론 미국 대통령 부인이었던 미셸 오바마가 규탄 성명을 냈고, 미국은 셰카우에 대해 7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기도 했다. 당시 납치된 학생 중 아직 돌아오지 못한 학생이 100여명에 이른다.
보코하람은 2009년부터 나이지리아에서 3만명 넘게 살해하고 200만명을 피난길에 오르게 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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