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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미국 억만장자들, 소득세는 쥐꼬리

등록 2021-06-09 13:56수정 2021-06-10 02:49

탐사매체, 최상위 25명 납세 분석
베이조스 자산 990억달러 늘었으나
연방소득세는 겨우 0.98% 불과
미국 중위소득 가구는 14% 납부
‘자산 팔아 차익 얻어야 과세’ 허점
미 당국, 납세자료 유출 조사 방침
지난해 1월15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아마존 연례행사에 참석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 AFP 연합뉴스
지난해 1월15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아마존 연례행사에 참석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 AFP 연합뉴스

아마존 최고경영자 제프 베이조스 등 세계 최상위 부호들이 연방소득세를 평범한 미국인들보다 훨씬 적게 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탐사보도매체 <프로퍼블리카>가 8일(현지시각) 비공개 연방국세청(IRS)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이 매체는 미국 최상위 부자 25명의 순자산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 동안 모두 4010억달러(약 448조원) 증가했으나 이 기간 연방소득세는 136억달러(약 15조원)만 냈다. 자산 대비 소득세 비율이 3.4%에 그치는 셈이다. 이 매체는 “최근 미국 중위소득 가구는 연간 7만달러 소득을 거둬 연방 세금으로 14%를 냈다”며 차이를 짚었다.

세계 최고 부자인 베이조스는 2007년 회사 주가가 갑절 뛰었는데도 연방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그는 2014~2018년 자산이 990억달러(약 110조원) 늘었으나 이 기간 납부한 연방소득세는 0.98%인 9억7300만달러다. 같은 기간 테슬라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는 139억달러(약 16조원) 자산 증가에 연방소득세는 3.27%에 해당하는 4억5500만달러(약 5000억원) 냈다. ‘부자가 세금을 더 내야 한다’고 설파해온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자산이 243억달러(약 27조원) 늘어나는 동안 연방소득세는 0.1% 수준인 2370만달러(약 264억원) 납부했다. 블룸버그통신 창업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같은 기간 225억달러(약 25조원) 자산이 증가했는데 연방소득세 납부는 1.3%인 2억9200만달러(약 3255억원)였다. 투자자 조지 소로스는 2016∼2018년 3년 연속 투자 손실 등을 이유로 연방소득세를 내지 않았다. <프로퍼블리카>는 이같은 분석 결과를 두고 “모두가 공평한 몫을 내고 부자가 가장 많이 낸다는 미국 세금 체계의 주춧돌 신화를 무너뜨린다”고 지적했다.

억만장자들이 납부한 연방소득세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는 그들 자산의 대부분이 회사 주식이나 별장 등 부동산으로, 이를 팔아서 차익을 얻지 않는 한 과세할 수 없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허점을 지적하며 부유세 도입을 주장해온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민주당)은 이날 보도에 대해 <뉴욕 타임스>에 “매우 충격적”이라며, 조 바이든 행정부가 순자산 5000만달러(약 558억원) 이상인 개인에게 2%의 부유세를 부과하는 데 적극 나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보도는 개인정보 유출 논란도 일으켰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체로 최고 소득을 올리는 기업과 개인은 공정한 몫을 더 많이 지불해야 한다”면서도 “기밀 정보를 승인없이 공개하는 것은 불법이다. 우리는 이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릴리 애덤스 재무부 대변인은 감사관실과 연방수사국(FBI), 워싱턴디시 법무부에서 납세 자료 유출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로퍼블리카>는 자료 입수 경위에 대해 익명의 취재원이라고만 밝혔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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